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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딸, 서울대서 강연 “아버지의 정신으로 사회주의 완성 티셔츠에 사진 새기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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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딸, 서울대서 강연 “아버지의 정신으로 사회주의 완성 티셔츠에 사진 새기지는 마세요”

입력
2012.11.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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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의 정신으로 우리는 사회주의를 완성해 나갈 것입니다."

부전여전(父傳여傳子gdkwlrpTek. 女傳), 그 아버지에 그 딸이었다. 짙은 쌍꺼풀에 기다란 눈매, 날렵한 콧등. 아버지 체 게바라를 쏙 빼 닮은 딸 알레이다 게바라(52)는 "만약 쿠바의 사회주의가 붕괴한다면 그것은 외부세력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결정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3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 가온홀에서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주최로 열린 강연회 '나의 아버지 체 게바라'에서다. 서울대 학생들을 비롯한 200여명의 청중은 딸이 소개하는 쿠바 혁명 지도자의 인간적인 면모와 다양한 일화에 눈을 반짝이고 웃음을 터뜨렸다.

알레이다는 1966년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떠나기 전 잠시 쿠바의 집을 찾았을 때를 떠올리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가 사람들이 모르게 잠깐 쿠바로 왔기 때문에 어머니는 아버지의 친구라고 아버지를 소개했지만 금새 알아 볼 수 있었다"며 자신이 4살 때 본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회상했다. 알레이다가 말하는 체 게바라는 지독한 음치이자 박치였다. 그는 "아버지가 자장가를 불러주실 때면 나는 더 크게 울곤 했다. 친구분들의 말에 따르면 탱고와 맘보도 구분하지 못해서 맘보 곡에 탱고 춤을 출 정도였다고 한다"고 말해 좌중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알레이다는 체 게바라의 사진이나 이미지가 티셔츠 디자인 등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아버지의 일생에 대한 내용은 망각된 채 사진만 대중 사이에 퍼지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내가 운영하고 있는) 체 게바라 연구소를 통해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레이다는 강연 말미에 "쿠바에 대해 왜곡된 정보가 많이 퍼져 있어서 안타깝다"며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가 장기간 독재해 온 쿠바를 옹호하는 듯한 말도 했다. 그는 "쿠바의 대표와 사회주의는 쿠바 국민이 선택한 것"이라며 "쿠바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직접 느껴 보라"고 말했다.

알레이다는 체 게바라 사후 40년을 기념해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체 게바라:뉴 맨'의 개봉에 맞춰 한ㆍ쿠바교류협의회(AICC)와 쿠바국제우호협회(ICAP)의 초청으로 29일 첫 방한을 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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