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블랙이글, 정비 실수로 추락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블랙이글, 정비 실수로 추락했다

입력
2012.11.30 12:07
0 0

지난 15일 블랙이글 항공기(T-50B) 추락은 공군 정비사의 실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비사의 상관은 사고에 대한 자책으로 부대 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군은 T-50B 사고조사 결과 공군 제8전투비행단의 담당 정비사인 A 중사가 항공기 정비시 피치(Pitch)조종계통에 꽂아 둔 차단선을 뽑지 않아 추락했다고 30일 밝혔다. 피치조종계통은 항공기가 상승ㆍ하강하도록 하는 꼬리날개를 통제하는 조종계통이다. T-50 기종을 정비할 때는 가는 철사 굵기(직경 0.5㎜ 이하)의 차단선을 꽂아 기체를 정지시킨 후 피치 조종계통을 계측하며, 정비를 마치면 반드시 차단선을 뽑아야 한다.

박준홍 사고조사단 자문위원은 "A 중사가 사고발생 사흘 전인 12일 피치조종계통 점검 후 차단선을 뽑지 않았다고 밝혔다"며 "이 진술을 바탕으로 모의 실험한 결과 꼬리날개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사고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사고조사단은 회수한 블랙박스(비행기록 장치) 기록을 분석한 결과 조종간에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진 것을 확인해 조종계통이 잘못된 것으로 추측, 조사 중이었다.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상승하면 조종사가 조종간을 당길 때 압력의 변화가 없어야 한다.

사고 당시 조종사 고 김완희 소령은 원주기지를 이륙한 후 상승을 시도했으나 기체가 계속 하강하는 현상을 보여 끝까지 조종간을 당겼지만 이륙 1분만에 기체가 급격히 하강하며 추락, 사망했다. 박 위원은 "조종사가 고도 350m에서 탈출을 시도했으나 고도가 너무 낮고, 항공기가 견딜 수 있는 중력가속도(G)의 한계치를 넘어 탈출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종석은 사출되지 않았고 항공기가 뒤집어진 상태로 지면에 충돌했다"고 말했다.

또 공군은 사고 목격자의 증언과 달리 공중 화재는 없었고, 엔진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등 기체의 결함은 없었다고 밝혔다.

차단선을 뽑지 않은 A 중사의 상관인 B 준위는 A 중사의 실수를 보고받은 후 27일 유서를 남기고 부대 내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B 준위는 사고 원인을 알고 책임감에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A 중사와 업무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별도 조사를 진행해 문책할 예정이다. A 중사는 정비 경력이 12년이지만 T-50 기종에 대한 정비를 한 지는 2년밖에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기체의 이상을 조종사가 점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국민께 심려를 끼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