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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이집트, 새 헌법 초안 마련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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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이집트, 새 헌법 초안 마련했지만…

입력
2012.11.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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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권력 강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집트 제헌의회가 헌법 초안을 마련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 제헌의회는 29일 헌법 초안 작성을 완료하고 표결에 부쳤다. 헌법 초안에는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법의 근간으로 한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고 아랍어를 공식언어로 한다'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 전체 234개 조항의 찬반을 가리는 표결에는 제헌의회 100명 중 86명이 참여했다. AFP통신은 제헌의회가 헌법 초안을 제출하면 무르시는 2주 내에 이를 국민투표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독교 세력 등 야권은 무슬림형제단 등이 일방적으로 헌법 초안 작성을 밀어붙였다고 반발하며 투표에 불참했다. 야권 인사인 아므르 무사는 "이슬람주의자들이 장악한 의회에 대한 분노가 큰 상황에서 헌법 초안을 표결에 부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이 같은 의회의 조치는 예상보다 빠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르시가 지난 22일 포고령을 발표하면서 제헌의회의 헌법 초안 마련 시한을 올해 말에서 내년 2월로 연장했기 때문이다. 제헌의회가 서둘러 헌법 초안을 마련한 것은 내달 2일로 예정된 이집트 최고재판소의 의회 해산에 맞서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무르시 측이 다수를 차지한 제헌의회가 헌법 초안 마련을 가속화한 것은 무르시의 권력 강화 조치로 가열되고 있는 정치적 위기를 조기에 수습하려는 성격도 있다. 호삼 엘 게리야니 제헌의회 의장은 29일 "헌법 초안 작성을 오늘 안에 끝낼 것"이라며 "새 헌법의 즉각적인 발효만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르시는 지난 22일 법원을 포함한 어떤 권력기관도 대통령의 결정을 취소하지 못하게 하고 법원의 의회해산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포고령을 발표했다. 야권 등이 '현대판 파라오'가 되려는 시도라고 비판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 무르시는 포고령은 새 헌법이 마련될 때까지만 적용된다고 설명하며 진화를 시도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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