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조했다가 비난에 시달린 끝에 민주당을 탈당한 원로 정치인이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이 류이치(土肥隆一.73) 의원은 29일 지역구인 효고(兵庫)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16일 치러지는 중의원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이 의원은 "내가 물러남으로써 민주당의 분열을 피하는 길을 택하기로 했다"며 "정치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이 의원은 지난해 2월 한일 기독의원연맹 일본측 대표로 방한, 한국 의원들과 함께 일본이 더 이상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일로 일본 우익세력의 집중 공격을 받은 그는 결국 민주당 당직에서 물러난 뒤 탈당했다.
중의원 7선인 도이 의원은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한일 양국의 화해를 이끌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관료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조선 학생이 일본어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도이 의원은 민주당 탈당 후 기자회견에서도 "내게 한일 관계는 중요한 과제"라며 "국익을 의식하면서 일본과 한국의 화해를 목표로 풀뿌리 교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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