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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쓰촨성 대지진때 교민구호 헌신 경찰관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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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쓰촨성 대지진때 교민구호 헌신 경찰관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12.11.2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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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발생한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현지에서 교민 대피와 구호에 헌신한 경찰관이 병가 중 숨진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 경찰서 보안과 외사팀장으로 근무하던 이희준(51) 경감이 27일 오전 5시 강원 속초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 경감은 5월 1년짜리 질병 휴직계를 내고 간병인을 자처한 고향 친구와 함께 국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요양하다가 최근 속초에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당일 간병인이 이 경감을 발견했을 때 숨을 쉬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그가 돌연 휴직한 것은 쓰촨성 대지진 때 현지에서 교민 구호활동을 하다 생긴 병 때문이었다. 1988년 경찰대(1기) 졸업 후 92년 중국국립정치대학에서 법학석사를 받고, 2004년에는 한국외국어대에서 중국학 박사 과정을 수료할 만큼 중국에 애정이 깊었던 이 경감은 2006년 청두시 부영사관으로 부임했다. 2년 뒤 쓰촨성 대지진이 나자 교민들을 대피시키는 한편 시설을 복구하고 구호물품을 보급하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러나 교민 사회의 피해가 수습될 즈음 심장이 답답해지고 손발이 떨리는 등 극심한 불안 증상인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와 송파서에서 근무할 때만 해도 증상이 잦아드는 것 같았지만 지난해 일본 대지진을 접하면서 과거 경험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겹쳐 상태가 악화했다.

유족들은 이 경감이 외국 파견 근무 중 생긴 공황장애가 심장마비로 이어졌다며 공무상재해 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송파서의 한 관계자는 “이 경감은 늘 묵묵히 열심히 일해 동료 경찰의 모범이 됐다”며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인정될 수 있도록 자료를 수집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유족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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