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되면서 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 찼다.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나 송년 모임을 할 계획이 있다면, 집안 꾸미기에 관심을 가질 때다. 한정된 시간과 비용으로 파티 기분을 내고 싶다면 식탁으로 눈을 돌려보자. 파티의 정점은 근사한 요리가 차려질 식탁에서 맞게 될 테니 말이다.
꽃은 분위기를 확 살려주는 일등 공신이다. 잼이나 차를 담았던 유리병, 빈티지한 느낌의 양철통에 꽃 몇 송이만 꽂아서 식탁 중앙에 놓아도 근사하다.
식탁 중앙에 놓을 꽃으로는 따뜻한 느낌이 나는 노랑, 오렌지, 핑크 톤의 은은한 색이 적당하다. 특히 오렌지색은 뇌를 자극해 소화 장기를 활발하게 해줘 식욕을 돋워주는 효과도 있다. 레스토랑에서 오렌지색을 많이 쓰는 이유다. 같은 이유로 파란색과 보라색은 피하는 게 좋다. 꽃 향기가 너무 진해도 식욕이 떨어질 수 있다. 쉽게 바스러지거나 떨어지는 꽃은 식탁을 지저분하게 만들 수 있으니 형태가 잘 유지되는 꽃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풍성하게 부피감을 살려 꽃을 장식하는 것은 좋지만 마주앉은 상대방의 시선을 가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좀 더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라면 식탁의 가로폭과 비슷한 길이로 길게 놓는 갈란드(garland) 스타일이 좋은데, 무엇보다 화려한 만찬에 어울린다.
식탁 중앙을 장식할 꽃은 한두 단 정도라면 집 근처 꽃집에서 사도 되지만 더 많이 필요하다면 꽃 도매시장을 이용하는 게 낫다. 서울에서는 강남고속버스 터미널(경부선 영동선을 타는 터미널 3층)과 양재동 화훼 공판장, 남대문 대도 꽃상가에 가면 싸게 살 수 있다.
좀 더 욕심을 내어 아주 멋지게 식탁을 꾸미고 싶다면 영국의 세계적인 플로리스트, 제인 패커 스타일에 도전해보자. 다음은 그가 제안하는 식탁 중앙 꽃장식이다.
▩ 타원형의 풍성한 꽃장식
재료
리시안셔스(핑크), 프로테아(핑크), 꽃양배추, 브루니아(회색), 플로랄폼, 얕은 사각형 접시, 플라워 테이프
만드는 법
1. 화기에 플로랄 폼을 얹고 플라워 테이프를 십자 모양으로 감아 고정시킨다.
2. 양 옆면부터 십자 형태로 리시안셔스를 꽂는다. 이때 줄기 끝을 약간 위쪽을 향하게 해서 중앙으로 줄기를 밀어 넣는다. 이러면 꽃이 적당히 늘어져 화기를 가리기 좋다.
3. 남은 리시안셔스를 윗면 중앙에 모두 꽂은 뒤 그 옆으로 프로테아 2송이를 꽂아 중심이 되도록 한다. 꽃은 작은 송이를 가장자리로 보내고 크고 풍성한 꽃을 중심에 놓아야 풍성해 보인다.
4. 빈 곳에 분홍색 꽃양배추를 골고루 꽂아준다.
5. 마지막으로 부루니아 꽃과 잎사귀를 몇 개씩 모아 골고루 꽂아준다.
▩ 화려한 갈란드 스타일
●재료
스노우베리, 유칼립투스 잎사귀, 인조사과, 스노우 스프레이, 노끈, 플로랄 와이어
●만드는 법
1. 식탁에 꽃장식을 하고 싶은 길이만큼 노끈을 자른다.
2. 노끈의 한 쪽 끝 부분에 유칼립투스 잎사귀를 얹은 후 플로랄 와이어로 감아 고정시킨다.
3. 유칼립투스와 스노우베리 한 묶음을 조금씩 나누어 서로 어슷하게 기울여 노끈에 얹어 가면서 지그재그로 묶어 내려간다.
4. 이번엔 노끈의 다른 한 쪽 끝에서부터 꽃을 엮을 차례. 꽃의 방향을 바꿔 나머지 재료를 묶어준다. 이때 꽃의 줄기를 최대한 가려주며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5. 꽃의 색감을 맞추면서 겨울 느낌도 날 수 있게 스노우 스프레이를 뿌린 인조사과를 중간중간 놓아주면 완성이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도움말 까사스쿨 플라워팀 허윤경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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