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잡혀도 걱정이래요."
동해안의 겨울철 대표 어종인 도루묵이 모처럼 풍어기를 맞았지만 정작 어민들은 가격 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29일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도내에서 도루묵 1,500여 톤이 잡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어획량 687톤에 비해 무려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차가운 물에 사는 도루묵은 산란기인 11월부터 알을 낳으러 해초가 무성한 동해연안으로 모여든다. 이때부터 2월까지가 제철이다. 박용익(43) 고성수협 과장은 "한 때 도루묵은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으나 최근 2, 3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진 치어방류 사업으로 개체수가 늘어난 데다, 수온도 지난해보다 낮아져 어획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풍어에도 어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도루묵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판매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도루묵 산지인 고성지역의 위판가는 kg당 2,000원 선으로 6,000원을 훌쩍 넘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 1로 곤두박질쳤다. 어민 최모(71)씨는 "인건비와 기름값 등 수지타산을 맞추려면 최소 kg당 5,000원 이상은 받아야 하는데 위판량이 너무 많다 보니 가격이 떨어지기만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따라 강원도환동해본부는 고성군수협, 고성 죽왕수협, 속초수협, 대포수협, 강릉수협, 동해시수협 등 도내 6개 수협과 공동으로 '지역 특산어종(도루묵)' 팔아주기에 나서고 있다. 이미 자치단체 등 141곳이 동참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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