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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검사 영장 또 기각··· ‘수렁에 빠진’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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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검사 영장 또 기각··· ‘수렁에 빠진’ 검찰

입력
2012.11.2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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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혐의(뇌물수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전모(30) 검사가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9일 오전 10시15분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전 검사는 검정색 긴 코트에 체크무늬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법원으로 들어섰다. 전 검사는 ‘성관계에 대가성이 있었느냐’, ‘피해자에게 합의종용을 했느냐’, ‘혼란에 빠진 검찰에 할 말이 있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319호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첫 번째 청구 당시처럼 뇌물수수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박병삼 영장전담 판사도 사건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모든 사실관계를 원점에서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쿨 1기 출신인 전 검사는 절도 혐의를 받고 있던 여성 피의자 A(43)씨를 지난 10일 오후 서울동부지검 검사실로 불러 조사하던 중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검사는 또 지난 12일 퇴근 후 A씨를 자신의 차에 태워 유사 성행위를 하고 서울 왕십리 한 모텔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측은 사건이 알려지자 검사실과 전 검사의 승용차, 모텔에서 전 검사와 나눈 대화 내용과 성관계 당시의 상황을 휴대폰으로 녹음한 4~5시간 분량의 파일 6개를 대검 감찰본부에 제출했고, 감찰본부는 전 검사를 긴급체포하고 25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위현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범죄혐의에 적용된 뇌물죄에 한하여 보면 그 범죄성립 여부에 상당한 의문이 있어 피의자에 대한 윤리적 비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위 부장판사는 특히 “상대 여성에 의해 당시 상황이 모두 녹취돼 증거인멸 가능성이 낮고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에 비춰 도주 우려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감찰본부는 다음 날 “피조사자와의 성관계에 대한 뇌물죄 처벌 판례가 다수 있고,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의 충격과 비난에 비춰 법원의 영장 기각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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