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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 개혁안 핵심 '중수부 폐지' … 걸림돌 최재경 찍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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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 개혁안 핵심 '중수부 폐지' … 걸림돌 최재경 찍어내기?

입력
2012.11.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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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과 대검 핵심 참모인 중수부장이 공개적으로 정면 충돌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이면에는, 중수부 폐지 여부를 둘러싸고 입장 차를 보여온 한상대(53) 검찰총장과 최재경(51) 중수부장 간의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30일 발표가 예정돼 있는 한 총장의 검찰개혁 방안에는 중수부 폐지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한 총장은 지난 22일 전국 고검장들과의 회동에서도 "대검 중수부 폐지를 포함해 그 동안 나온 검찰개혁 방안을 원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중수부 폐지를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 총장이 김광준 검사 사건, 성 추문 검사 사건 등 잇단 검찰 비리로 코너에 몰리자 위기 돌파 수단으로 중수부 폐지 카드를 꺼냈고 최 중수부장은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자 한 총장이 빼든 것이 공개 감찰이라는 카드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한 총장이 최 중수부장과의 갈등이 커지자 그를 정치권과 여론의 요구사항인 중수부 폐지를 반대하는 인물로 낙인 찍어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고 말했다. 감찰 착수 사실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언론에 공개한 것만 봐도 한 총장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한 총장의 의중을 알아챈 최 중수부장은 그 동안 검찰개혁 방안에 중수부 폐지안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중수부 폐지안이 개혁방안으로 제시되면 사퇴할 것이라며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 최 중수부장 라인인 대검 중앙수사과장 전원도 사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가세했다. 검찰 내 '특수통'으로 꼽히는 한 검사는 "최 중수부장은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권이 법 개정을 통해 중수부를 폐지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수뢰 검사와 성 추문 검사 사태를 씻기 위한 제단에 중수부가 제물로 던져지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결국 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은 이 같은 중수부 분위기를 확인한 한 총장이 중수부 폐지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중수부의 상징인 중수부장을 흠집 내기 식으로 선제 공격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검찰 관계자는 "최 중수부장은 현역검사 중에는 단연 중수부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를 그대로 두고는 중수부 폐지안을 꺼내들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대기업 그룹회장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봐주기 구형이 한 총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한 총장이 최 중수부장을 유출자로 의심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 중수부장이 감찰 착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한 총장의 감찰 지시가 총장답지 못한 치졸한 행동이라는 지적도 제기돼 한 총장에게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김광준 검사에게 언론 취재 대응 방안을 알려준 것이 감찰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감찰 사태'에 대해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물론이고 특수부 라인을 비롯한 일선 검사 상당수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에 따라 한밤 중 내려진 권재진 법무장관의 '자중' 지시를 내렸지만 심각한 내홍 국면이 가라앉지 않고 검란(檢亂)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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