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가 처음으로 도입된 K리그 강등제의 첫 희생양이 됐다.
광주는 강원, 대전과 함께 벌인 '강등 탈출 전쟁'에서 패했다. 최만희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 경기에서 대구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15위였던 광주는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 9승15무19패(승점42)를 기록했다. 14위 강원이 1-0으로 성남에 승리하면서 13승7무23패(승점46)가 됐고, 13위 대전은 전남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석패했지만 12승11무20패(승점47)로 남은 한 경기에 상관없이 1부 리그 잔류를 확정 지었다. 강원의 수비수 오재석은 잔류가 확정되자 "런던 올림픽 3ㆍ4위전을 치른 기분"이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의 발전을 위해 올해부터 승강제를 전격적으로 도입했고, 2013년부터 업다운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올해와 2013년에는 2개 팀이 강등된다. 2013년 말에는 1부 리그 13위와 14위가 강등되고, 2부 리그 1위와 1부 리그 12위가 플레이오프를 치러 한 팀이 1부 리그에 살아남게 된다.
광주는 대구와 경기에서 전반 26분과 후반 16분 인준연과 최호정에게 연속 골을 헌납해 0-2로 패했다. 전반 막판에 김은선이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살짝 빗나간 탓에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광주는 그 동안 성적 부진으로 감독과 단장의 불협화음이 나는 등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분위기가 선수단에게도 영향을 미쳐 K리그 최초의 강등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됐다.
강원은 축제 분위기다. 전반 43분에 터진 백종환의 결승골을 잘 지켜 성남을 1-0으로 꺾은 강원은 1부 리그 잔류의 기쁨을 만끽했다. 강원은 '그 동안 마음고생 많으셨죠. 1부 리그 잔류 확정, 여러분 덕분입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포터스 나르샤 앞에서 만세 삼창으로 환희를 표현했다. 그리고 강원은 선수 전원이 '상의 탈의'로 잔류 자축 세리머니를 벌였다. 유니폼을 던져 팬들에게 선물했고 웨슬리, 지쿠, 김오규 등은 덩실덩실 춤을 추며 그 동안의 정신적 압박감을 훌훌 털어버렸다.
결승골을 넣은 백종환은 눈물까지 쏟았다. 백종환과 송유걸은 올 시즌 후 군입대 예정이라 기쁨이 남달랐다.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주역인 오재석은 "강등 압박감 때문에 오늘도 설사를 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 탓에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라고 그 동안의 말 못할 아픔을 털어놓았다. 김학범 강원 감독은 "강등 전쟁이 힘든 게 아니었다. 구단 안팎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대표이사 퇴진과 월급 체불 등으로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았다. 구단주가 도지사인데 뒷짐만 지고 있는 현실이 섭섭하고 안타깝다. 수수방관한 구단주는 책임이 없고 자격도 없다"고 잔류의 기쁨 대신 쓴 소리를 내뱉었다.
성남=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