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충청은 어머니의 고향"
■ 박근혜, 충청권 다지며 수도권으로
"태안 유조선 피해 해결" 지역 맞춤형 공약 제시… 이완구 전 충남지사 암투병 중에도 찬조 유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28일 충청권 7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집중 공략한 뒤 수도권으로진입하는 등 강행군을 펼쳤다. 박 후보는 이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노무현 정부에 날을 세우는 한편 "충청은 어머니의 고향"이라고 강조하고 지역별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면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홍성과 예산 유세를 시작으로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반복되는 악수에 따른 통증으로 오른손은 물론 왼손 손등과 약지에도 밴드를 붙이고 유세에 나선 박 후보는"어제 세종시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그 동안 많은 난관과 어려움을 이겨냈던 추억과 인연이 생각나 가슴이 벅찼다"고 운을 뗐다.
박 후보는 이어 문 후보를 겨냥해"민생은 파탄에 이르렀는데 그들은 밤낮 없이 국민을 편가르고 선동하는 데만 몰두했다"며 "국민이 준 기회를 다 놓쳐버리고 이제 와서 다시 정권을 달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무책임한 변화는 오히려 국민을 더 혼란스럽고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에 대해 "정권을 잡자마자 자신들의 코드에 맞게 나라를 뒤엎으려고 온갖 신경을 썼다"며 "오죽하면 당시 야당 대표인 제가 허구한 날 '제발 여당은 민생 좀 챙겨 달라'고 호소할 지경이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그들은 위기의 대한민국을 절대 일으켜 세울 수 없다"면서 "글로벌 경제 시대에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홍성 유세에서는 한 할머니가 20년 전 공주박물관에 허술하게 전시돼 있던 고 육영수 여사의 사진을 찾아서 보관하고 있다가 박 후보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예산에서는 베트남인 부인을 둔 한 40대 남성이 무릎을 꿇고 인사하며 "다문화 가정이다. 도와 달라"고 하자 박 후보도 쪼그려 앉아"알겠다. 감사하다"고 손을 맞잡기도 했다.
박 후보는 오후에는 서산과 태안 등 충남 해안권 도시로 이동했다. 박 후보는 특히 서산시장 방문 도중 한 상인이 다가와 "얼마 전 아흔 되신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박 후보를 꼭 찍고 가야 하는데 선거 전에 가게 됐다'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고 돌아가셨다"고 말하자 "말씀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박 후보는 태안 유세에서"태안 유조선 사고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상처가 남아 있다"면서 "피해 보상을 못 받았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들이 정상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이어 당진, 온양, 천안 등에서 유세를 했다. 천안에서는 암 투병 중인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찬조 유세에 나서 지지를 호소했다.
충청권 방문을 마무리한 박 후보는 저녁에는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평택과 오산, 수원을 방문한 박 후보는 퇴근길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통해 표심 끌어 안기에 집중했다. 평택에서는 쌍용차 노조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박 후보의 유세 현장 앞 버스정거장 시설물에 올라'쌍용차 국정조사 실시하라'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예산·태안·천안·수원=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문재인 "세종시 특별법 원안대로 관철"
■ 문재인, 朴 충청루트 뒤쫓으며 맞불
"평생 특권 속에 산 朴 취직·빚 걱정 안해본 분"… 이해찬도 지원군 가세 "文과 함께 세종시 완성"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28일 대전과 세종시를 거쳐 당진, 아산, 천안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유세를 통해 충청권 민심 잡기에 올인했다.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에 문 후보가 중원을 찾은 것은 충청권이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온 점을 감안한 것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충청권 공략 바람을 차단하고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이날 '이명박 정부 공동 책임론'을 들어 박 후보를 몰아붙이는 한편 각종 지역 공약 제시를 통해 지지 기반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대전역 앞을 찾아 "대전은 참여정부의 혼이 담긴 곳인데,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가치로 삼은 참여정부의 못 다 이룬 꿈을 완성시키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운을 뗐다. 문 후보는 이어 박 후보를 겨냥해 "평생 특권 속에서 살아와서 서민의 삶을 모르는 후보, 취직ㆍ빚 걱정 안 해 본 후보"라면서 "과거 독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역사인식으로 어떻게 민주주의와 경제민주화, 복지국가를 할 수 있겠느냐"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세종시가 2년 이상 늦어진 게 누구 때문인가"라면서 "박 후보가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말하면서 세종시를 제대로 만들 뜻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세종시특별법 개정에 찬성한다는 뜻을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연내에 세종시 특별법을 원안대로 반드시 통과시켜 세종시를 명품특별자치시로 만들겠다"며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건설을 추진해 세종시를 사실상의 행정수도로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의 세종시 유세에는 최근 2선으로 물러난 이해찬 전 대표가 가세했다. 문 후보는 "세종시 완성을 위해 노무현의 국무총리 이해찬 총리께서 오셨다"며 이 전 대표를 소개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저는 노 대통령을 모시고 세종시를 기획한 사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고 반드시 세종시를 세계 최고의 명품도시, 실질적 행정수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말을 이어받은 문 후보는 "세종시를 완성하고 균형발전의 꿈을 이루는 데 다음 정부의 명운을 걸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이어 당진과 아산, 천안을 잇따라 방문해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특히 온양 온천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천안과 아산, 당진을 연결해 국제적인 과학산업의 중심지, 서해안 시대를 맞아 대(對)중국 전진 기지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수도권 규제 완화로 직격탄을 맞은 도시가 아산"이라며 "지방을 살리고 아산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가장 확실한 길은 정권교체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대전 유성구의 어린이집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찾아 복지 및 과학 정책 구상을 밝혔다. 문 후보는 어린이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 등을 하면서 돈을 너무 많이 쓴 탓에 복지 증가 속도가 멈췄다"면서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대전ㆍ세종ㆍ천안=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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