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의 은 일본의 한 해 가요를 결산하는 축제프로다. 가수들이 남녀로 나눠 노래대결을 펼치는 형식으로 1951년에 시작됐다. 매년 12월 31일 저녁 생방송으로 진행하며, 그 해 두드러진 활약으로 일본 가요계를 대표할만한 인기가수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시청률 또한 단연 으뜸이다. 1963년에는 일본 TV 사상 전무후무한 무려 81.4%를 기록했다. 지금도 40% 이상이다. 한때는 우리 방송도 이를 모방해 을 제작하기도 했다.
■에는 외국인가수도 출연하기 시작했고, 첫 주인공은 1973년 홍콩의 진미령(Agnes Chan)이었다. 한국가수는 1987년 조용필로 1990년까지 4년 연속 무대에 섰으며 패티김, 아예 일본으로 활동무대를 옮긴 계은숙과 김연자 등이 뒤를 이었다. 보아는 2002년부터 5년 연속 출연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한류바람을 타고 류시원, 이정현도 출연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한꺼번에 3팀(동방신기, 카라, 소녀시대)이 나 참가했다.
■'홍백효과'라는 말까지 있다. 이 출연하는 가수들의 음반판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출연 자격도 객관적이고 엄격하다. 일본에서 인기 TOP을 기록했거나, 이슈가 된 노래를 부른 스타에게만 자격이 주어진다. 매년 한국가수들의 출연이 이어지는 것은 그만큼 일본에서의 활동이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최근 K-POP 가수들이 당당하게 출연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 모두 음반판매와 일본 가요차트의 정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에는 에는 한국가수가 한 명도 없다. 지금 일본에서의 카라와 소녀시대의 활약상을 보면, 자격 있는 가수가 없다는 NHK의 변명은 코미디다. 삼척동자도 진짜 이유를 알기 때문이다. 가을부터 갑자기 한국드라마 방영을 중단하고,'강남스타일'의 선풍을 애써 외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독도문제 등으로 일본 내 일부 우익세력이 반한류를 외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세계적 공영방송 NHK까지 정치적 의도를 드러내는 것은 정말 옹졸하다.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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