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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vs KBO 10구단 2라운드

입력
2012.11.2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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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창단을 두고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2라운드가 시작됐다. 선수협은 28일 올해 안에 10구단 창단을 승인하지 않으면 다음달 11일 예정된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앞으로의 모든 일정에 불참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KBO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야구 팬을 볼모로 한 선수협의 보이콧 발언에는 언짢은 기분을 드러냈다

"왜 약속을 안 지키느냐"

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한 달이 지나도록 KBO와 구단들은 10구단 창단을 결정하기는커녕 연내 이사회 소집마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주장하며 "10구단 창단이 더 미루어져서는 안 되기에 선수들의 단체 행동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선수들이 10구단 창단을 위한 KBO 이사회가 개최될 때까지 골든글러브 시상식 등 KBO 주관 행사에 모두 불참할 것"이라며 "법적 실체를 갖추고 정당한 선수들의 단체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프로야구선수노동조합 설립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다음 주에 열릴 선수협 총회에서 WBC, 전지훈련, 시범경기, 정규 리그 경기 불참 등 가능한 모든 단체 행동을 결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협은 지난 6월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 유보 결정을 내리자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올스타전을 보이콧하기로 결의했다. 선수협은 지자체와 희망 기업이 창단을 선언했는데도 KBO 이사회는 소집 일정조차 잡고 있지 않는 점에 강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선수협은 "프로야구는 일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며, 선수협은 10구단 창단을 방해하는 일부 대기업 구단의 부당한 행위에 결연히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릴 뿐"

KBO는 난감한 표정이다. 올해까지 10구단 창단 승인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이사회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다음달 11일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그날은 KBO의 창립기념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리고, 19일엔 대선이 있어 사실상 10구단 문제는 해를 넘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BO는 선수협의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구단을 창단하는 문제는 단발성으로 결론 내릴 문제가 아니다. 이사회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비공식 루트를 통해 사장단이 꾸준히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협의 강경 발언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금조 운영팀장은 "골든글러브 보이콧은 불만의 표시로는 성격이 맞지 않는 것 아닌가. 야구 팬들과 야구인의 축제인데 10구단 창단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볼멘 소리를 했다.

자연스럽게 비난의 화살은 반대 구단으로 알려진 삼성과 롯데를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기업 선정 이전에 연고지를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KT와 수원시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10구단 창단을 선언했고, 전라북도는 전북은행, 하림, 일진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창단을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구단도 절차의 문제를 들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결국 구본능 KBO 총재의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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