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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비 극복 ‘인생 2막’ 국민DJ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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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비 극복 ‘인생 2막’ 국민DJ로 우뚝

입력
2012.11.2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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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고 불편하다고 꿈과 도전 정신까지 병든 건 아닙니다."

전신이 마비되는 희귀병으로 9개월 동안 입원하고 3년 넘게 재활치료를 받아온 30대 남성이 이를 극복하고 '국민 DJ'로 우뚝 섰다. SBS 라디오 오디션 '국민DJ를 찾습니다' 시즌2에서 우승한 전영석(35)씨다.

그는 2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몸이 완치된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재활치료 덕분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며 "당장 다음달부터 DJ로 데뷔해야 하는데 아직도 꿈 같이 느껴질 뿐"이라고 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으로 들렸다.

6개월간 진행된 오디션은 매주 3~4명의 참가자들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말솜씨를 겨뤄 서바이벌 방식으로 매번 우승자가 가려졌다. 27일 서울 목동 SBS본사에서 최종 결선에 오른 톱5에서 전씨가 1등을 차지한 것이다.

전씨의 국민 DJ 변신 사연은 한편의 드라마 같다. 그는 4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사원이었다. 쾌활하고 붙임성 좋은 전씨는 영업파트에서 일하며 사람을 사귀고 관계를 넓혀가는 데 즐거움을 느꼈다. "5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더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 경영학석사(MBA)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준비했었죠. 그러다 '길랭-바레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이 발견된겁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전신이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길랭-바레 증후군은 운동ㆍ감각신경을 모두 마비시키는 말초성 신경병. 그는 이후 3년간 운동과 재활치료를 병행했고,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탓인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은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전씨는 "말초신경에 문제가 있어 길을 가다가도 요철부분에 발을 헛디디기 일쑤"라며 "까치발을 할 수 없어 뒤꿈치를 이용해 걸어 다닌다"고 했다.

회사 퇴사 뒤 아버지가 하던 여성 의류 브랜드 운영에 뛰어든 그에게 인생 2막의 기회가 왔다. "회사 다닐 때 친했던 후배가 라디오 DJ 오디션을 추천했어요. 그때도 분위기 메이커로 꼽히며 '술자리 연예인'으로 불렸거든요. 이거다 싶었죠."

1만 여명이 참가한 오디션에서 전씨의 밝은 성격과 해박한 음악 상식은 단연 돋보였다. 후보들에게 먼저 연락처를 물으며 친분을 쌓는가 하면, 넉살 좋게 미션을 풀어나가며 "순발력 최고"라는 평가도 들었다. 좌절하지 않고 일어났던 '오뚝이 근성'이 국민 DJ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

전씨는 다음달 3일부터 SBS 러브FM '국민DJ를 찾습니다'프로그램을 1시간 동안 진행하면서 청취자들과 만난다. 앞으로 6개월간 라디오 부스가 그의 또 다른 직장이 되는 것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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