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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시늉” 검사 사표냈지만… “못믿을 검찰”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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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시늉” 검사 사표냈지만… “못믿을 검찰” 일파만파

입력
2012.11.2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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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이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것처럼 비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동료 검사에게 보내려다 언론사 기자에게 전달되는 바람에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윤대해(42) 검사가 28일 사표를 냈다. 하지만 여파는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통일부에 파견 중이던 윤 검사를 복귀시켜 감찰에 착수했던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윤 검사가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미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통상 직무 비위와 관련된 감찰 대상자는 사직 처리가 되지 않지만, 대검은 윤 검사의 사직서를 즉시 수리할 계획이다.

윤 검사의 문자메지지 내용 때문에, 일선 검사들이 검찰 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여는 것으로 알려졌던 평검사회의가 실상은 검찰 수뇌부와의 교감 아래 이뤄지는 '위장 개혁'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잇달아 취소됐다. 한상대 검찰총장 퇴진 요구 등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를 통해 검찰 개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평검사회의가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셈이다. 서울서부, 북부지검은 이날 예정됐던 평검사회의를 취소 또는 잠정 연기했다. 내부 일정 등이 이유라지만 실제로는 윤 검사의 문자메시지로 인해 진정성을 의심받는 회의는 열 필요가 없다는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 서울중앙지검도 지난 27일 평검사회의를 열 예정이었다가 연기했다.

윤 검사는 이 문자메시지에서 '일선 청에서 평검사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분위기 속에 총장님이 큰 결단을 하는 모양으로 가야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는다'며 평검사회의를 수뇌부가 주도하는 각본인 양 묘사했다. 문자메시지가 공개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 24일 검찰 내부게시판에 실명으로 검찰개혁 방안을 담은 글을 올려 찬사를 받았던 윤 검사가, 다음날 자신의 글에 대해 '실제로는 개혁을 촉구한 것이 아니었다. 개혁을 하는 것처럼 하면서 실은 우리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대검의 한 중간 간부는 윤 검사가 문자메시지 말미에 '개혁을 하는 것처럼 하면서 실은 우리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한 부분을 거론하며 "검찰이 어떤 개혁안을 내놓든 국민들로부터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결국 검찰의 자체 개혁 논의는 완전히 끝난 것 아니냐"며 "무슨 말을 한들 '쇼'라고 국민들은 생각할 것"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일선 검사들은 더 격앙된 분위기다. 검찰 내부게시판에는 "정치인인지 검찰인지 모르겠다" "한 명의 검찰이 조직 자체를 완전히 망가뜨렸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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