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년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전남 여수시 애양원에 국내 유일의 한센기념관이 조성된다.
27일 애양원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 11월말까지 40억원을 들여 여수시 율촌면 애양원길 195번지에 한센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지난 26일 공사에 들어간 한센기념관은 연면적 1,360㎡의 규모로 전시실과 수장고, 세미나실, 회의실, 카페테리아, 멀티미디어실 등이 들어선다.
전시실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 아픔과 격동 속에서 힘들어 했던 한센인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자료 5만점과 한센인 치료 수술용 의료기구, 행정서류, 선교사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용품, 한센인 관련서적 등 2,000여점의 소중한 역사자료가 전시된다.
그 동안 애양원은 기존의 역사관이 있었으나 전시면적이 협소해 역사적 사료를 전시하지 못한 채 묻혀 있었다.
애양원은 1909년 문을 연 광주진료소가 전신으로 1926년에 여수로 이전했다.
애양원이 한센전문병원으로 거듭난 것은 1909년. 한 선교사가 목포에서 광주로 가던 중 길에 쓰러져 죽음을 기다리던 한센병 환자를 치료한 것이 시초다.
현재 애양원 요양소에는 50여명의 한센인이 생활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여수 순천 고흥 보성 등지를 돌며 한센인을 위한 이동진료를 하고 있다.
한센기념관이 개관하면 근대 우리나라 한센병과 한센인에 대한 민간부문의 역사적 기록은 물론 당시 선교사의 봉사와 희생에 대한 기록을 볼 수 있어 교육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여수애양병원 한상인 행정국장은 "상처와 애환의 역사를 간직한 한센인 관련 기록물이 예산과 공간 부족으로 제대로 전시되지 못해 아쉬웠다"며 "국내 유일의 한센전문기념관이 문을 열면 한센병과 한센인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