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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 사용 추정 소소승자총통 3점 기린형 향로 뚜껑 등 국보급 청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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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 사용 추정 소소승자총통 3점 기린형 향로 뚜껑 등 국보급 청자 나와

입력
2012.11.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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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수군의 총통이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8일 전남 진도군 고군면 오류리 앞바다에서 수중 발굴한 총통 3점과 석제 포환, 고려 청자 등을 공개했다. 총통은 조선 중기에 사용된 개인 화기로 이날 공개된 총통의 명칭은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이다. 그 동안 승자(勝字), 차승자(次勝字), 별승자(別勝字), 소승자(小勝字)총통이 발굴된 적은 있지만, 소소승자총통이라는 이름의 화기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문헌 기록으로도 전해지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총통은 길이 58㎝, 지름 3㎝으로 소승자총통과 거의 똑같다. 그러나 부리(총신)의 내경이 1.8㎝로 소승자총통보다 작다. 연구소 임경희 학예연구사는 "내경이 좁은 것으로 봐서 소승자총통보다 사정거리를 늘린 개량형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통에는 '만력무자/ 사월일좌영/ 조소소승자/ 중삼근구/ 량/ 장윤덕영(萬曆戊子/四月日左營/造小小勝字/重三斤九/兩/匠尹德永)'이라는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다. '만력 무자년(1588년) 4월, 전라좌수영에서 제작했으며, 무게는 세 근 아홉 냥, 만든 이는 윤덕영'이라는 뜻이다. 3점 모두 앞의 소(小)자와 승(勝)자 사이에 'エ' 또는 'マ'가 새겨져 있다. 임 학예연구사는 "같은 글자(小)를 두 번 겹쳐 쓰지 않기 위한 당시의 표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오류리는 명량대첩이 벌어진 울돌목에 인접해 있다. 이곳은 당시 전라우수영에 속한 곳으로 명량대첩(1597년) 전후로는 별다른 전투가 없었기 때문에, 발굴된 총통은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에 맞서 대승을 거둔 명량대첩의 유물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함께 발굴된 지름 8.6㎝, 무게 715g의 석제 포환도 당시 전투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성낙준 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무기 발달사뿐 아니라 임진왜란의 전투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소는 총통과 함께 발굴된 고려시대 청자들도 공개했다. 12~13세기 강진에서 만든 것들로 최상급의 품질로 보아 왕실이나 귀족층이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기린형 향로 뚜껑은 국보 제65호로 지정된 '청자 기린형 뚜껑 향로'의 뚜껑과 비교했을 때 조형미에서 뒤지지 않는다. 울돌목은 고려시대 청자 수송로였다. 성 소장은 "오류리 앞바다의 발굴작업이 아직 1%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발굴 결과에 따라 이곳이 바닷속의 경주라는 태안 마도 해역처럼 무수한 유물을 쏟아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발굴 해역은 도굴범들이 먼저 알아본 곳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와 문화재청은 지난해 11월 고려청자를 밀매하려는 전문 도굴단을 검거했는데, 이들을 추궁한 끝에 오류리 해역 수중 유물의 존재를 알게 됐다. 연구소는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이곳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 이번에 공개한 유물을 수습했다. 연구소는 발굴 해역을 중요문화재(사적)로 가지정해 보호하고, 바다 날씨가 풀리는 내년 5월부터 발굴을 재개할 계획이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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