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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Election and Language (선거와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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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Election and Language (선거와 언어)

입력
2012.11.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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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언어다. 언어의 홍수는 선거 때 절정을 이룬다. 우리는 흔히 '이슈 프레임'에 갇힌다는 말을 한다. '의혹 부풀리기 프레임'에 갇혔다고도 한다. 물론 이들 표현 속에는 묘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유권자는 후보자들의 난타전 속에서 그들 언어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 언어학자들은 후보자가 TV 토론에서 보이는 화법과 태도를 관찰하며 언어가 선거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 구조와 효과를 분석한다.

미국에서 상ㆍ하원 선거와 대통령의 선거의 언어 구조를 연구한 사례가 있다. 우선 언어 속에 나타난 문법적 기능을 보자. 이번 미 대선에서는 Obama대통령과 공화당 Romney후보의 표현법이 있었다. Obama의 표현을 보면 'Romney blamed people'같은 문장 구조가 많았다. 이는 문장의 길이보다는 누구 탓을 하느냐의 문제이다. Obama는 'I blamed~' 문장 구조에서 그 대상을 무척 신경 써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Obama측은 'He blamed Bush' 'He blamed Republicans' 식으로 말해 유권자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기껏해야 'He blamed America'라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잘못을 지적하되 그 대상과 화살은 절대 유권자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했다.

단순 과거와 과거 진행형의 차이도 존재한다.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John이 비서와 부적절한 관계를 했다'는 의미를 'John was having an affair with his assistant last year'로 표현하는 것과 'John had an affair~'로 표현하는 것의 결과는 상당히 다르다. 과거 진행형과 단순 과거 문장이 주는 각인 효과는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 진행형은 왠지 지금도 그럴 것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반면 단순 과거 표현은 이제 그렇지 않다는 어감을 준다. 게다가 'He accepted hush money'라고 말하는 것과 'He was accepting hush money'도 다르다. 여기에서도 과거 진행형의 파급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이는 상대방에게 더 치명적이다.

이런 효과 차이를 선거 언어에 적용한다면 선거 홍보의 메시지 표현에서도 어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후보자나 토론자의 언어가 정치 공학적인 그 어떤 요소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선거는 결국 후보자 모두가 유권자를 향해 '내가 낫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더 큰 치명타를 줄 수 있는 표현이 승리의 언어로 작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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