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이름은 브릭. 멤버는 강현민(43ㆍ기타, 베이스) 그리고 허규(34ㆍ보컬)와 이윤만(35ㆍ드럼). 낯선 이름일지 모른다. 세 명의 음악 경력을 합치면 50년이라니 대체 어떤 음악인들인지 궁금할 것이다. 이들의 과거 이력을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러브홀릭과 일기예보 그리고 피노키오.
브릭은 일기예보와 러브홀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강현민의 주도로 결성된 팝 밴드다. 피노키오 3집과 세븐그램스에서 노래를 불렀던 허규와 러브홀릭의 객원드러머였던 이윤만이 ‘형’의 제안에 냉큼 의기투합했다. 팀 이름은 ‘브릭(Brick)’의 어감이 좋아 별 뜻 없이 지었다.
“예전부터 같이 해 보고픈 생각은 있었지만 말만 꺼내고 흐지부지되는 건 후배들에게도 실례인 것 같아 생각만 하고 있었죠. 그러다 올 초에 이젠 되겠다 싶어 말을 꺼낸 거죠.”(강현민)
허규와 이윤만은 대학 동기로 오랜 친구 사이다. 이윤만과 17년간 친구로 지내며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는 허규가 “세 명 모두 배려심이 있어서 멤버 간의 갈등이 없을 것 같았다”고 하자, 강현민이 “배려와 파쇼가 복합적으로 있어서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지난 20일 발표된 첫 앨범 ‘브릭’에는 네 곡이 실렸다. 첫 곡 ‘푸른 너’는 강현민이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만든 곡이다. “’넌 아직 푸르니까 용기를 내라’라는 이야기는 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건데 저나 친구들이나 다들 지쳐 있고 힘들어 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 곡은 물론이고 앨범 전체를 희망적이고 용기를 주려는 의도로 만들었습니다.”(강현민)
‘이사’는 허규의 솔로 1집에 실렸던 ‘웨이트 포 미(Wait for Me)’를 작곡자에게 허락을 받고 재구성한 노래다. ‘픽스 더 데이(Fix the Day)’는 강현민이 이소라에게 줬던 ‘티어스(Tears)’의 가사를 바꿔 리메이크한 곡이다. “세 명이 함께 지닌 공통점이 많지 않은데 영국의 밴드 음악을 좋아한다는 점은 같아요. 그래서 앨범도 영국 음악 풍이죠.”(허규)
멤버들에겐 본업인 ‘밴드’ 외에 ‘부업’도 있다. 강현민은 이소라 이문세 성시경 박혜경 등 여러 가수들의 곡을 작곡해줬고, 허규는 뮤지컬 ‘광화문연가’에 출연 중이다. 이윤만은 출판사 ‘어반북스컴퍼니’의 대표로 모 패션지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개인 활동으로 인해 밴드에 소홀하지 않냐고 묻자 허규는 “1월에 ‘광화문연가’ 일본 공연이 있는데 그때 브릭의 일본 진출을 위해 밴드를 알릴 생각”이라며 웃었다.
브릭은 내년에 두 번째 미니앨범을 낸 뒤 정규 앨범을 낼 예정이다. 밴드의 목표는 반짝 인기가 아니라 오래 음악을 하는 것이다. “제 뜻과 다르게 그룹 활동이 중단되는 일을 겪고 나니까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세 명이 처음 만났을 때 제가 했던 이야기도 ‘오래 하자’ ‘한 번에 잘 되려고 하지 말자’였어요. 이 친구들이면 정말 가능할 것 같아요. 하하”(강현민)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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