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경주 2호점 개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전통시장과 슈퍼업계 등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입점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편익을 위해 추가 입점이 필요성을 제기하는 측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밸류인사이트리테일은 최근 경주시 충효동에 지상 3층 지하3층 연면적 2만㎡의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대형유통업체 점포 건축과 개설을 전문적으로 하는 부동산 회사로, 홈플러스측의 의뢰를 받아 건물을 지은 뒤 임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상인단체 등을 중심으로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다른 지역과 달리 찬성의견도 많아 귀추가 주목된다.
전통시장과 동네슈퍼 등 상인단체는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다. 지난 23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홈플러스 2호점 입점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데 이어 경주상가발전협의회 등이 주축이 돼 내달 6일 경주시청 앞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경주는 대형유통기업 및 SSM의 진출로 골목상권과 도·소매업이 유린당해 서민경제는 이미 오래 전에 무너졌고 정치권은 선거철만 되면 서민경제, 경제민주화를 주창하는 이중적인 태도만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경주시도 그 동안 건축허가 내용과 세부용도가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건축허가신청서를 2차례나 반려했으며, 최근 접수한 신청에 대해서는 관련부서와 검토 중이라며 시간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찬성의견이 압도적이다. 소비자들의 불편 해소 및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현재 1개뿐인 대형마트로는 부족하며 추가입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시민은 경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인근 상가의 반대가 만만치 않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대형마트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건축허가 반려는 절대다수의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로 상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경주발전을 위해 대형마트는 들어와야 한다"며 "용강동의 마트는 충효동에서는 너무 멀고, 말만 대형마트이지 너무 작아 경주지역 소비자들의 상당수가 포항이나 울산의 마트에서 쇼핑한다"고 말했다.
지역자금 역외유출 방지를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대형마트가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시민은 "어차피 포항이나 울산의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주에 대형마트가 생긴다면 지역 주민들을 더 고용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곧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람 "언제까지 경주시민들이 불편을 견뎌야 하나"고 반문했다.
박모씨(45ㆍ회사원)씨도 "홈플러스 2호점이 입점하면 인근 상권에 직격탄을 날린다는 표현을 쓰는데, 그렇다면 포항이나 울산은 이미 골목 상권이 모두 무너져야 하는 게 아니냐"며 "고용창출과 세수증대효과 등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건축허가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어떤 결론도 나지 않았다"며 "건축허가와 착공 등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에 시민여론을 수렴해 합리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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