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뉘면서 '영역별 만점자 1%'라는 난이도 기준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마다 난이도가 들쭉날쭉한 상황에서 내년 A형과 B형을 선택하는 수험생 규모도 제대로 예측되지 않아 앞으로 수능 난이도 조절문제가 주요한 숙제로 떠올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성태제 원장은 27일 내년 수능 출제 방향에 대해 "2014학년도 수능은 A형은 쉽게 출제하고 B형은 지금의 절대 난이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출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에도 영역별 만점자 1% 정책이 유지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학생들이 AㆍB형을 선택할지 자료가 없어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언어, 수리, 외국어도 각각 국어, 수학, 영어로 이름이 바뀐다.
국어와 수학은 인문ㆍ자연계열에 따라 AㆍB형을 선택하기 때문에 수험생 규모가 어느 정도 예측되지만 영어는 예측이 어렵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3월 조사에서 서울 주요 대학과 지방 국립대 등 29개 대학이 2014학년도 입시에서 영어 B형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A형을 얼마나 더 쉽게 출제할지, 난이도 기준을 무엇으로 잡을지는 검토를 해야 한다"며 "내년 6월 모의고사 출제계획을 발표할 때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능도 '영역별 만점자 1%'라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지난해 만점자가 0.28%였던 언어영역은 만점자가 2.36%로 8배나 늘고, 반대로 지난해 만점자가 2.67%였던 외국어(영어) 영역은 만점자가 0.66%에 불과했다. 해마다 영역별 난이도가 널뛰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수리 나형(0.98%)이 1% 기준에 가장 근접했다.
또 지난해 모든 과목의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었던 사회탐구영역에서 올해는 윤리만 3.15%였고, 다른 과목은 모두 1%에 못 미쳤다. 과학탐구에서 지구과학Ⅰ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정도로 쉬웠다(만점자 7.96%).
평가원은 "특히 사탐ㆍ과탐은 과목별 선택학생 규모가 격차가 커서 1% 조절이 어렵다"며 "그래도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언ㆍ수ㆍ외에서 1% 목표치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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