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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꼬박 냈는데 전기·난방 끊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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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꼬박 냈는데 전기·난방 끊는다니…"

입력
2012.11.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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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전기료와 난방비를 꼬박꼬박 납부했는데도 이 추위에 공급이 중단된다니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나요?"

경기북부 지역 등에 올 겨울 처음으로 한파 주의보가 발효된 27일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임광 그대가' 아파트 입주민 최모(45ㆍ여)씨는 영하의 날씨 탓에 외출도 포기한 채 거실에서 둘째 아들과 함께 블록 쌓기를 하고 있었지만 어느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전기와 난방 공급 중단 예정일(28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최씨는 당장 전기와 난방이 끊어지면 아이들과 함께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걱정이 태산이다. 시댁과 친정 모두 부산인데다 큰 아이 학교와 남편 직장 때문에 거처를 옮기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 때문에 평소 애지중지 아끼던 열대어와 화초들까지 이제는 최씨에게 짐으로 느껴질 정도다. 최씨는 "매년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때문에 난방 없이는 살수 없는데 전기와 난방이 한꺼번에 끊어진다니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최근 최씨네 집을 포함해 '임광 그대가' 입주민 234가구는 때 아닌 날벼락을 맞았다.

한전과 난방공사측이 28일자로 이 아파트에 대한 전력 및 난방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시공사인 임광토건(주)이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간데다 시행사인 조합측과 법정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2010년 10월부터 아파트 입주는 시작됐지만 전체 554가구 중 40% 가량인 234가구만이 입주를 했다. 이 때문에 전체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전기료와 난방비, 관리비 중 40%씩 밖에 걷히지 않으면서 수개월치 전기료와 난방비가 연체됐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주택법 상 다른 용도로 사용이 금지돼 있는 장기수선충당금까지 담보로 내놓고 대출을 받아 전기료와 난방비 등으로 사용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했다. 한전과 난방공사측은 "이 아파트 전기사용료 3개월치 4,200여 만원, 난방비 6개월치 6,900여 만원이 밀려 부득이 공급 정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예정된 공급 중단 시기를 두 차례 연기하다 28일까지 밀린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최종 통고 했다. 그러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유지관리비 명목으로 일괄적으로 관리비를 받았고 건물 유지비와 인건비 등 기본적인 비용을 빼면 전기와 난방비를 낼 여력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전과 난방공사, 임광토건, 채권단측이 미납된 사용료 정산을 위해 현재 협의 중이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임광토건은 법정 관리에 들어가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황인데다 임광토건의 채권단 역시 최근 퇴출 위기에 몰린 저축은행들로 구성돼 있어 밀린 전기ㆍ난방비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입주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전기가 끊어질 경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주민들이 대부분"이라며 "입주가 되지 않으면서 발생한 문제이니 임광토건이나 채권단이 밀린 전기ㆍ난방비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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