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활약은 아니지만 조금씩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2012~13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에서 6연승을 달리고 있는 삼성화재의 2년차 레프트 고준용(23ㆍ193㎝)이 소금 같은 활약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2라운드 1차 지명으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고준용은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배구도사' 석진욱(36)의 후계자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그는 베테랑 여오현(34), 석진욱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약점인 노장 선수가 많다는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다.
고준용은 24일 수원에서 열린 KEPCO와의 경기에서 석진욱을 대신해 주전 레프트로 출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29차례의 리시브 중에서 23차례나 공을 세터에게 정확하게 연결하면서 서브 리시브를 안정적으로 해냈고 공격에서도 블로킹 3개를 포함해 9득점(공격성공률 85.71%)으로 제 몫을 해냈다.
고준용의 장점은 안정된 수비와 함께 장신을 이용한 블로킹에도 능하다는 점이다. 고준용은 지난 14일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전에서 2세트 막판 교체 투입돼 상대 에이스 가스파리니의 공격을 두 차례 막아내며 역전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전에서 연습 때와 같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준용이가)생각보다 순진해서 경기 전에 너무 얼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좀 더 담대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감과 경험만 좀 더 갖춰진다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감독은 고준용의 담력을 키우기 위해 회식 자리에서 노래하기, 번지점프를 시키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닮고 싶은 롤모델로 석진욱을 꼽은 고준용은 "진욱이 형이 평소에 항상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하라고 많은 조언을 해준다. 아직 미흡한 점이 많지만 팀 우승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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