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마라톤의 미래는 내 몫이다."
김도연(19ㆍ강원도청)이 1997년 권은주가 작성한 한국 여자마라톤 최고기록 2시간26분12초를 갈아치우겠다고 선언했다. 각오는 당당했지만 아직은 앳된 소녀의 표정이 묻어난다.
25일 부산에서 출발한 제58회 경부역전마라톤에서 사흘 연속 출전해 모두 1위를 석권한 김도연은 한국 마라톤이 숨겨둔 보배와 같은 존재다. 지난해 서울체고를 졸업한 그는 올해 초부터 강원도청 최선근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최감독은 "기본기가 잘 다듬어져 있고 스피드와 근성 또한 남달라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건의해 스카우트 했다"고 귀띔했다.
실제 김도연은 지난 5월 태릉선수촌에서 측정한 여자 중장거리 선수 중 폐활량이 가장 높았다. 기대에 걸맞게 김도연은 10월 대구에서 열린 전국체전 여자 일반부 5,000m와 1만m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성인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대한육상경기연맹측도 이런 김도연을 전격 마라톤 국가대표로 선발해 화답했다. 하지만 김도연은 아직 마라톤 풀코스는 커녕 하프코스도 뛰어 본적이 없다. 그만큼 미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발했다는 의미다.
최 감독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까지는 5,000m와 1만m에 주력한 뒤 이듬해부터 하프와 풀코스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감독은 이어 "최문순 지사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아낌없이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김도연은 "현재 목감기와 몸살 기운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지난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친 중국 쿤밍 고지훈련이 체력보강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라며 "실업 팀 언니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룰수록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김천=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