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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속 보인 표리부동 검찰 누가 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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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속 보인 표리부동 검찰 누가 믿을까

입력
2012.11.2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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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검사만 수사하는 상설 특임검사를 두자"(24일 검찰 내부게시판) "실제로는 개혁을 촉구한 것이 아니었다. 개혁을 하는 것처럼 하면서…"(25일 문자메시지)

서울남부지검 윤대해 검사의 표리부동한 행태로 검찰조직 전체가 다시 매도당하고 있다. '검사의 낚시글에 당했다'는 역풍이 불고, '검사의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과격한 비난까지 등장했다. 윤 검사는 검찰 내부게시판에 실명으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을 때만 해도 조직을 구하기 위해 나선 용감한 검사로 칭찬 받았다. 하지만 말로만 검찰개혁을 외쳤지 속내는 딴판이었음이 그가 지인에게 보내려다 방송 기자에게 잘못 전송된 문자메시지로 들통났다. 그가 외친 검찰개혁은 충정이 아니라 간계였을 뿐이다.

문제는 이것이 윤 검사 개인만의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검찰의 상징적 존재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의 고액 수뢰 사건, 서울동부지검 전모 검사의 성추문 사건에 대한 검찰의 대응방식 역시 윤 검사와 다르지 않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를 두고 "검찰이 일단 장대비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대응을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임검사팀을 꾸려 '이중수사' 논란을 일으키고, 성추문 검사를 구속하기 위해 뇌물수수 혐의를 억지 적용했다가 영장을 기각 당하는 모습은 검찰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뿐이라는 말이다. 개혁 운운하며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뒤에서는 '어쨌든 이번 사태만 지나고 보자는 꼼수'가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한상대 검찰총장은 다시 한 번 정식으로 국민에게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검찰개혁안도 내놓겠다고 한다. 하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검찰 내부에서조차 '총장은 개혁이 아니라 거취부터 밝혀라'는 비아냥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윤 검사 해프닝은 거꾸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개혁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과 논의뿐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한 총장 등 검찰 수뇌부가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아니라면 사과는 다시 한 번 쇼에 그치고, 검찰은 정말 '답이 없는 조직'으로 치부될 것이다.

남상욱 사회부 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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