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창고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가 전남 순천 진출을 추진하자 지역 중소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7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코스트코 코리아는 최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내에 있는 순천시 해룡면 신대배후단지에 할인매장을 짓기 위해 부지 매입을 추진 중이다. 실제 코스트코는 신대배후단지조성사업 개발시행사인 순천에코벨리㈜ 측과 신대지구 내 2만7,388㎡ 규모의 상업용지 매입을 위한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트코는 1년 전부터 순천에코벨리 측과 매입 협상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순천에코벨리 관계자는 지난 26일 순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코스트코와 부지 매매 계약서 검토가 완료된 상태"라며 "신대배후단지 개발사업비 회수를 위해서라도 부지 매매 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코스트코가 입점을 추진 중인 곳은 여수와 광양 등 전남 동부권은 물론 경남 진주와 사천 등 경남 서부권 상권을 흡수할 수 있는 데다 이들 도시와 연결된 도로망도 잘 갖춰져 있어 대형 할인매장의 최적지로 꼽힌다. 땅값도 410억원대(시가)에 이른다.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도 매장 부지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 상인들은 "코스트코의 순천 진출은 중소 상인들의 생사여탈권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입점 반대 투쟁을 선언했다. 코스트코 입점 반대 광양만권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코스트코는 인테리어나 서비스에 집중하는 한국 대형마트와 달리 상품을 도매가로 유통한다는 점에서 지역 유통가에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며 "입점이 구체화할 경우 사업자등록증을 불태우는 등 사활을 걸고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시와 순천시의회도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해 코스트코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 시는 최근 할인매장 건축허가권을 쥐고 있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코스트코 측이 건축허가서를 신청할 경우 이를 반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순천시의회 김석 의원은 "대형할인매장의 경우 인구 12만 명 당 1개꼴로 들어서 있는 게 전국 평균인데 27만이 사는 순천시에 이미 6곳이나 있는 만큼, 더 이상 입점은 적절하지 않다"며 "골목상권을 통째로 삼키는 공룡 같은 코스트코 입점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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