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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백두급 잔치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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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백두급 잔치 끝낸다"

입력
2012.11.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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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그대로의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 벌어지는 무대가 모래판이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짜릿함이 씨름의 묘미이기도 하다. 체중 제한 없이 모든 선수들이 승부를 겨루는 장이 바로 천하장사 대회다. 1980년대 한라급 이만기(현 인제대 교수)가 백두급 장사들을 물리치고 꽃가마에 오르는 장면은 아직도 씨름 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전남 영광군 영광스포티움에서 열리고 있는 2012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서 김기태(32ㆍ현대삼호중공업)와 이주용(29ㆍ수원시청)이 '제2의 이만기'를 꿈꾸고 있다.

한라급(105㎏ 이하) 최강자인 김기태와 이주용은 2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천하장사 씨름대축제 대학ㆍ일반부의 128강전에 출전한다. 통산 9회 한라장사 타이틀에 빛나는 김기태는 "불가능은 없다"며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천하장사 예선에서 탈락했던 수모를 만회한다는 각오. 그는 "아픔을 잊고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조금은 운이 따라야 가능하지만 계속해서 천하장사에 도전할 것"고 말했다.

김기태와 이주용은 현실적으로 한라급 장사가 천하장사에 등극하는 게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주용은 "이만기 선배 세대를 동영상으로 보면 당시에는 한라급과 백두급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체중 차가 20㎏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최대 60㎏의 체중을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128강전부터 시작하면 백두급 선수를 5, 6명을 제압해야만 천하장사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점차 한라급과 백두급의 체중 차가 좁혀질 예정이라 다윗이 골리앗을 꺾을 확률은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대한씨름협회는 내년부터 한라급 110㎏ 이하, 백두급 150㎏이하로 체중 제한을 조정할 예정이다. 이주용은 "올해는 몸무게 차이가 크지만 내년에는 좁혀지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부터 한라급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주용은 지난 7월 청주 대통령기 장사씨름대회에서 백두급을 잇따라 제압하고 통합장사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일구기도 했다.

한라장사들은 기술과 스피드로 백두장사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김기태는 "아무래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한라급이 백두급에 앞선다"고 강조했다. 이주용은 "덩치 큰 선수들이 느리기 때문에 스피드와 장기전을 통해서 승부를 내야 한다. 체력을 고갈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컨디션도 좋다. 현대삼호중공업 김기태는 27일 끝난 한씨름 큰마당 왕중왕전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와 수원시청을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하는데 앞장섰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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