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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중앙은행 차기 총재에 캐나다인 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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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중앙은행 차기 총재에 캐나다인 카니

입력
2012.11.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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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중앙은행(BoE)의 차기 총재로 마크 카니(47) 캐나다 중앙은행장이 임명됐다. 외국인이 BoE 총재가 된 것은 1694년 BoE 설립 이래 처음이다. 리보금리 조작 등 악재가 잇따르는 자국 금융권을 혁신하려는 영국 정부의 강력한 처방으로 해석된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25일 하원에 출석해 "카니는 경험과 자질이 풍부한 최선의 인물"이라며 "경제 격변기에 가계와 기업을 지원할 새로운 전망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본 장관은 또 "카니는 영국연방인 캐나다 국적이라 총재 선임에 하자가 없다"고 덧붙였다. 내년 7월 취임하는 카니는 곧 영국 시민권을 취득할 예정이다.

언론들은 폴 터커 BoE 부총재 등 자국 후보를 제치고 외국인인 카니가 발탁된 것을 '오스본의 쿠데타'로 표현하며 놀라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차기 총재 하에서 BoE가 금융감독청의 일부 기구를 흡수해 은행 감독ㆍ규제를 강화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앙은행에 새로운 권력을 부여하기에 앞서 내부를 대대적으로 개혁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BoE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를 타파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임무가 카니에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카니도 "영국과 유럽, 세계 경제에 중요한 시기이자 시티(런던 금융가)를 비롯한 세계 금융 시스템 개혁에 결정적 시기"라며 의욕을 비쳤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나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카니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13년 동안 일했고 캐나다 중앙은행 부총재를 거쳐 총재로 승진, 민간 및 공공부문에 두루 능통하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2008년부터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맡아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캐나다 경제를 건실하게 유지해 주목 받았다. 국제 금융규제 정책을 수립하는 주요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 위원장을 맡고 있어 규제개혁 문제에 정통하다.

금융권은 이번 인사를 환영했다. 알리스터 달링 전 영국 재무장관은 "G20에서 만나본 카니는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히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 회장은 "훌륭한 선택"이라고, 또다른 금융사 회장은 "최고의 인사이더(내부자)이자 최고의 아웃사이더(외부자)"라고 각각 평가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스널(영국 프로축구팀)이 리오넬 메시(스페인 FC바르셀로나 소속의 세계적 축구선수)를 데려온 격"이라면서도 "카니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모두 부진한 영국 경제 탓으로 돌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FT는 "오스본이 카니 영입에 9개월 동안 공을 들였다"며 "연봉도 마빈 킹 현 총재의 30만5,000파운드(5억3,000만원)보다 많은 48만파운드(6억9,50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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