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인 다음달 24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릴 예정인 대규모 게릴라 미팅이 연일 화제입니다. '솔로대첩'으로 명명된 이 행사는 모집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안된 27일 기준으로 1만1,3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의사를 밝혔는데요. 참여방법은 당일 오후 3시까지 남자는 흰색, 여자는 빨간색, 커플은 초록색 옷을 입고 집결지에 모인 뒤 진행자의 신호가 떨어지면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달려가 손 잡고 데이트를 하는 겁니다.
이 행사는 한 대학생 네티즌이 이달 초 페이스북에 'X-marth(화성과 지구의 합성어) 솔로대첩'이란 이벤트 페이지를 열어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님연시)'란 아이디의 주최자는 '데이트 인증샷 올리면 선물 증정'이란 이벤트까지 벌이며 흥행몰이에 나섰는데요. 여기에 개그맨 박휘순, 레이싱모델 이예빈이 참가의사를 밝히고 개그맨 유민상이 '무료MC'를 자처하는 등 갈수록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규모가 커지자 부산 대전 등 지방 솔로들도 같은 이벤트를 계획 중입니다. 같은 날 부산역 앞, 대전엑스포 광장 등에서도 게릴라 미팅을 벌이는 것이죠. 마케팅의 호기로 판단한 대기업도 적극 참여, 현재 10여개 기업이 경품제공 등 지원에 나섰습니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수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더해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소셜 파티'가 열리는 겁니다.
온라인 상의 이야기가 현실화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8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24인용 군용텐트, 혼자치기 가능할까'란 논쟁이 일었고, 결국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를 증명하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당시 2,000명이 넘는 관객이 현장에 몰리고 인터넷 생중계로 수 십만명이 함께 지켜봤습니다. 온라인상의 화제가 네티즌의 가세로 오프라인까지 확산되면서 거대한 이벤트로 진화한 첫번째 사례였죠.
이번 솔로대첩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지, 새로운 문화 흐름으로 자리잡을 지 현재로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한 건 소셜 미디어와 결합된 인터넷이 사람들 사이의 접점을 더욱 넓히면서 새로운 이벤트와 문화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같으면 쌀쌀한 날씨에 실내에서 인터넷 접속으로 외로움을 달랬을 솔로들이 이제는 '소셜 파티'를 통해 유쾌한 집단 데이트를 도모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번 행사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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