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00 수입 든든
김유수(79)씨는 할머니 보험설계사다. 손주들 재롱을 보며 편안한 노후를 보낼 나이인데도, 매일 서울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을 주름잡고 다닌다. 한화생명(옛 대한생명) 설계사로 일한 지도 어느덧 40여 년. 또래 친구들은 진작 은퇴해 자녀 용돈으로, 또는 넉넉하지 않은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김씨는 지금도 웬만한 직장인보다 많은 월급(400만원)을 손에 쥔다. 전성기(1975~89년)때는 연봉이 1억원에 이를 만큼 많이 벌었다. 설계사 수입으로 2남1녀를 키워 출가시키고 노후 준비도 끝냈건만, 김씨는 아직 은퇴할 생각이 없다는 듯 “설계사 직종에는 명예퇴직이 없으니 나는 언제나 현역”이라고 말했다.
주부였던 김씨는 73년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41세에 ‘보험아줌마’가 됐다. 생활전선에 뛰어든 뒤에는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회사에 출근했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을 돌며 상인들을 만났다. 평생 자식 뒷바라지를 하느라 덜 입고 덜 먹으면서도 시장 사람들에게 노후를 위한 연금과 보험의 필요성을 알렸고, 이는 고스란히 실적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금껏 시장 상인 등을 중심으로 2,000건이 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중에는 계약자의 자녀와 손자, 손녀에 이어 증손자, 증손녀까지 4대째 나한테 보험을 든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김씨를 포함해 35년 이상 장기 활동한 전국 지점의 FP 9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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