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9일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26일 새누리당 홍준표(58)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권영길(71) 후보 간 양강 대결로 압축됐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주로 활동했던 거물급 두 후보의 빅매치가 성사된 것이 흔들리는 부산ㆍ경남(PK)의 민심을 둘러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권 후보는 민주당 공민배 후보가 이날 오후 후보단일화 여론조사 경선 결과 발표를 약 두 시간 앞두고 후보 사퇴와 함께 권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정치권에선 "공 후보가 선거 판세가 홍 후보와 권 후보의 양강 구도로 굳어진 것에 부담을 느끼고 사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이 홍 후보와 맞대결하려면 무게감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사실상 권 후보에게 힘을 실어 준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권 후보는 경남도청에서 열린 공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의 대장정이 이제 경남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공 후보가 야권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권 후보를 단일후보로 지원키로 했다"며 "야권 분열을 극복하고 승리의 디딤돌을 놓기 위한 민주당 차원의 자기성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병하 후보도 후보 등록을 마쳤으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 등을 보면 선거 구도는 사실상 홍 후보와 권 후보의 2파전이다. 권 후보는 이 후보와의 후보단일화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전망에 대해선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김두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위한 조기 사퇴로 인해 치러지는 만큼 야권 후보에 대한 민심 이반이 커 홍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와 "PK에 부는 친야(親野) 바람이 거세고,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어 권 후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홍 후보는 서울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새누리당 대표 등을 역임한, 이른바 '모래시계 검사' 출신의 거물급 정치인이다. 그는 경남 창녕 태생으로 합천 합곡초교를 졸업한 뒤 대구 영남중ㆍ고를 거쳐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권 후보는 일본에서 태어났고, 원적지가 경남 창원이다. 부산 남부민초교와 경남중ㆍ고를 거쳐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한 뒤 언론에 입문 서울신문 파리특파원 등을 지냈다. 15~17대 대선에 출마했던 그는 창원에서 재선 의원을 지냈고, 민주노동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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