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의 함재기 젠(殲)-15기의 이착륙 훈련이 성공했으나 젠-15기를 개발하고 이착륙 훈련을 총지휘해 온 과학자가 갑자기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중국 정부가 당혹감에 빠졌다. 중국 해양강국 속도전의 그림자다.
신화통신은 26일 중국의 주력 전투기 젠-15기의 연구와 개발, 제작, 항공모함 이착륙 훈련 등을 모두 총괄해 온 뤄양(羅陽ㆍ51ㆍ사진) 선페이(瀋飛)그룹 이사장 겸 총경리가 전날 심장마비로 순직했다고 보도했다. 랴오닝성 선양(瀋陽)에 본부를 둔 선페이그룹은 젠-15기를 비롯한 중국의 차세대 전투기를 생산하는 기지이다. 뤄는 이곳에서 러시아 함재기 수호이(SU)-33기를 바탕으로 젠-15기를 독자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선페이그룹은 '젠 전투기의 요람'으로, 뤄 이사장은 '젠-15기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러나 뤄 이사장은 25일 오전 랴오닝호 갑판 현장에서 젠-15기 이착륙 훈련 장면을 지켜보던 중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뒤 병원 후송 과정에서 사망했다. 주요 언론들은 "뤄 이사장이 예정됐던 젠-15기의 이착륙 성공 축하연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그는 중국 항공모함 사업의 첫 희생자"라고 애도했다.
선페이그룹 관계자는 26일 "뤄 이사장이 평소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가 좋지 않은 건강을 무릅쓰고 무리한 것이 비극을 낳은 것이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9월 25일 정식 취역한 랴오닝호는 항모 전력의 핵심인 함재기 이착륙 훈련의 징후가 확인되지 않자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편 대만 중앙통신사(CNA)는 이날 중화권 매체를 인용, "중국이 자체 제작한 항공모함 한 척을 내년에 진수할 것"이라며 "중국이 2020년까지 3개의 항공모함 전단을 구축한 뒤 다음 10년 동안 최소 2척의 핵 항모를 보유하는 계획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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