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대통령' 허재(47) KCC 감독과 장남 허웅(19ㆍ연세대)이 유쾌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 부자는 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미디어데이에 함께 참석했다. 이번 대회에는 프로 10개 팀과 대학 7개 팀, 상무 등 총 18개 팀이 출전해 우승 상금 5,000만원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프로-아마 최강전을 앞두고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허재-허웅 부자의 맞대결이었다. 허 감독은 "웅이를 만난다면 한 30점은 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진 추첨에서 '부자 대결'이 무산됐다. KCC는 KGC인삼공사-중앙대 승자와 맞붙고, 연세대는 SK와 첫 경기를 치른다. 두 팀이 만나려면 결승전에서야 만날 수 있는 운명이다.
허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아들과 만약 결승에서 맞붙는다면 30점을 정말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며 "너무 쉽게 주면 실력 향상이 안 되기 때문에 수비를 강화해서 경기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허웅은 "아버지가 스스로 인정했듯이 KCC는 결승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며 "만약 결승에서 만난다면 우리가 이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허 감독의 입담만큼 허웅 역시 당당하게 맞서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허 감독은 평소 아들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본 뒤 전화로 조언과 격려를 해주는 등 각별히 신경 쓴다. 그는 허웅에 대해 "어떤 아버지가 아들을 못한다고 하겠나"라며 "아직 경험이 7년차 밖에 안 됐고, 경기 출전 경험도 적지만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허웅이 프로에 나오면 뽑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허 감독은 "그 때까지 감독할 지 모르겠다"며 웃어 넘겼다.
올 시즌 처음 열리는 프로-아마 최강전은 형님과 아우의 대결로 압축된다. 형님들은 "프로 팀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반면 아우들은 "밑져야 본전"이라며 근성과 패기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 팀을 가린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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