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임금이 10명의 죄수를 한 줄로 세워 놓고 다음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면 모두 풀어주겠다고 제안을 한다.
한 줄로 서서 등에 빨간색 또는 파란색 종이를 붙인다. 뒤에 서 있는 사람은 앞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등을 볼 수가 있다. 가장 뒤에 있는 사람부터 차례로 자신의 등에 붙은 종이의 색깔을 이야기해서 9명 이상이 맞히면 죄를 용서하고 모두 풀어준다. 단 종이를 붙이기 전에 모두 모여 상의할 수 있다.
학생들은 논리에 관련된 문제를 어려워한다. 초등학생이 배워볼 만한 논리로 패리티가 있다. 패리티란 홀수와 짝수의 성질과 관련된 논리다. 패리티는 홀수와 홀수의 곱은 홀수이고, 짝수는 어떤 수를 곱하든 짝수가 되는 등 간단한 연산 규칙부터 출발한다.
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패리티를 이용하는 것이다. 자연수를 1씩 빼거나 더하면 홀수와 짝수가 반복된다. 이를 이용하면 맨 뒷사람만 틀리고 다른 사람은 모두 색깔을 맞힐 수 있다. 모여서 상의를 할 때 맨 뒷사람이 자신의 등 뒤 색깔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9명이 맞힐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로 약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속은 9명의 등 뒤에 빨간색이 홀수개 있으면 빨간색, 짝수개이면 파란색이라고 말하기로 하는 것이다.
9번째 사람부터는 뒷사람의 말을 듣고 자기 앞 사람들의 색깔을 보아서 내 등 뒤의 색깔을 맞힐 수 있다. 예를 들어 맨 뒷사람이 빨간색이라고 말하면 9명 중 빨간색이 홀수개라는 뜻이다. 9번째 사람은 자기 앞 8명의 등을 보고 빨간색이 홀수개이면 자기 색깔은 파란색임을 알 수 있다. 앞 사람들의 빨간색이 짝수개라면 자기 색깔은 빨간색이다. 8번째 사람은 맨 뒷사람과 9번째 사람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내 등 색깔을 알아낼 수 있고 이런 식으로 모든 사람이 자기 색깔을 맞힐 수 있다.
또 다른 패리티의 활용으로 의 퍼즐을 보자. 화살표를 따라가면 ☆이 나올까? 연필로 그려보면 알 수 있지만 한 눈으로 풀기는 어렵다. 이를 간단히 해결하려면 화살표에서 별이 있는 중심 쪽으로 선이 몇 개가 있는지 세면 된다. ☆과 ★ 중 하나만 화살표와 같은 공간에 있는데, 선을 홀수개 지나면 화살표와 다른 공간, 선을 짝수개 지나면 화살표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다. 화살표에서 ☆까지 선을 6개 지나므로 같은 공간에 있다. 이는 내가 밖에 있다가 방에 들락날락했을 때 방문을 홀수번 지나면 방 안에, 짝수번 지나면 방 밖에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논리문제는 어렵지만 쉬운 문제부터 한 문제 한 문제 해결해보면 수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천종현 소마사고력수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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