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청소년 10명 중 4명은 학업문제, 가정불화, 친구와의 갈등 등의 스트레스로 자살을 생각해본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5명 중 1명은 '학교를 다니기 싫음에도 부모의 강요나 사회적 분위기상 억지로 학교를 다닌다'고 응답했고, 고교생의 절반 가량은 '흥미와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올해 6~7월 서울 시내 초ㆍ중ㆍ고교생 1,649명과 시설 청소년 514명 등 2,1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 아동인권실태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본 청소년은 39.8%였고, '여러 차례 자살 생각을 한'비율도 11.6%에 달했다. 자살을 생각한 주요 원인으로 초ㆍ중ㆍ고 재학생들은 학업문제(8.4%)를, 학교밖 시설 청소년들은 가정불화(12%)를 각각 꼽았다.
청소년들의 학교 생활 행복 체감도는 매우 낮았다. 21.9%가 '억지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답했고, 33.8%는 '부모와 교사의 강요에 따라 학원에 다닌다'고 밝혔다. '흥미와 수준에 맞는 수업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초등학생 16.7%, 중학생 30.9%, 고교생 50.7%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았다. 특히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은 51.6%, 고소득 가정 학생은 19.7%가 각각 '수업이 흥미와 수준에 맞지 않다'고 응답해 소득수준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배우고 싶은 것을 포기한다'는 청소년도 29.1%나 됐다
'사생활을 침해받고 있다'는 청소년은 29.4%에 달했다. 이들은 '동의 없는 소지품 검사'(45.4%), '휴대폰과 컴퓨터 이용 제한'(34.2%), '개인공간 비존중'(32.2%), '이성관계 비존중'(29.4%) 등을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47.2%나 됐지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비율은 28.3%에 그쳤고, 7.7%는 임금체불과 폭력 등 인권침해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성별, 성적, 나이, 가정형편, 외모, 부모의 유무 등으로 "차별을 받았다"는 청소년도 19.4%에 달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