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 한 땀 손수 뜨개질 한 목도리들이 어르신들의 따뜻한 겨울 나기에일조한다고 생각하면 저절로 뿌듯해집니다.”
이달 초부터 ‘목도리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김종석(32)ㆍ장유진(34)씨 부부는 청년 사업가다. 이들은 ‘호오(好娛)생활예술’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목도리를 만들 수 있는 뜨개질 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따뜻한 손’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목도리 기부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뜨개질 키트를 팔고, 완성된 목도리를 보내 오면 노인들에게 기부하는 형식이다. 부부의 취지에 공감한 소비자들은 ‘완성 목도리’를 대부분 보내온다고 한다.
목도리 뜨개질 세트는 온라인쇼핑몰 1300K에서 2만2,000원이면 살 수 있다. 키트 안에 뜨개질 매뉴얼과 홈페이지에 만들어 놓은 동영상을 보면 누구나 쉽게 목도리 하나를 완성할 수 있다.
김씨는 2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 초부터 노인들을 위한 목도리 기부를 컨셉트로 잡아놓고 창업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게 아직은 어려운 도전이라고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데 행복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부부는 불과 지난해까지 가구와 홍보물 디자인 회사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러나 일에 대한 보람보다는 아쉬움이 갈수록 커졌고, 이게 사회적 기업 운영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가 됐다.
“오랫동안 디자이너로 일했지만 업무의 전 과정에 참여한 적이 없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서 창업을 하게 된 겁니다.” 부부의 이구동성이다.
그래서일까. 전문디자이너로 일해 온 두 사람이 만든 목도리는 조금 특별하다. 요즘 판매되는 목도리가 길고 두껍게 만들어졌다면, 어르신들을 위한 건 이보다는 얇고 짧은 편이다.
“보통 노인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주무실 때까지 착용할 수 있는 목도리를 필요로 하잖아요. 실내에서 풀지 않아도 되는 목도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손뜨개 디자이너 조수연씨의 재능기부로 어르신들을 위한 목도리 디자인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소비자가 완성 목도리를 보내오면 직접 어르신들을 찾아가 전달하는 ‘사랑의 배달부’로 변신한다.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봉사단체나 도시락 제공 단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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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사업가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따뜻한 봉사가 주 목적이긴 하지만 기업이기 때문에 영리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겁니다. 다만 수익은 크게 없어도 털실의 종류를 택하는 일부터 구매, 판매, 배송 등을 모두 우리가 처리하고 있어요. 일할 맛이 납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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