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저축은행의 연예기획사에 대한 불법대출 의혹과 관련해 이 분야 거물로 알려진 은경표(55) 전 PD를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씨가 대표로 있던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있던 유명 연예인들도 불법대출 당시 명의가 이용된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2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심재돈)는 이달 초 불법대출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은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했고 법무부는 최근 이를 승인했다.
검찰은 은씨가 자신이 대표로 있던 연예기획사 DY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과 전일저축은행으로부터 수백억원을 대출받은 과정의 불법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은씨는 전일저축은행의 대주주였던 은인표(55ㆍ수감 중)씨와 사촌 간이다.
검찰은 은씨가 2006년 전일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신동엽, 강호동, 유재석씨 등 당시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의 명의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은씨뿐만 아니라 연예인 관련 여부도 당연히 점검할 것"이라며 "수사를 진행하다 보면 소환조사의 필요성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DY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던 강호동, 신동엽씨는 이 연예기획사가 팬텀엔터테인먼트로 인수됨에 따라 소속이 바뀌었다가 지난 8월 SM엔터테인먼트(회장 이수만)의 자회사인 SM C&C로 함께 이적했다. 유재석씨는 현재 1인 소속사인 JS엔터테인먼트에 적을 두고 있다.
MBC TV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과 예능 프로그램 '동고동락' 등을 연출한 유명 PD 출신인 은씨는 2004년 중소 연예기획사들로부터 PR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사건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외주제작사 대표로 활동한 은씨는 주가 조작과 카지노 도박 등과 관련해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고, 지난 6월29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뒷길에서 박모(53)씨가 "빌려준 2억원을 갚으라"며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기도 했다. 박씨는 당시 "은씨가 전일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오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고 호의호식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지난 6월 스톰이엔에프(전 팬텀엔터테인먼트) 주식을 5% 이상 대량 보유하고도 이를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 등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은씨를 정훈탁(45) IHQ 대표와 함께 벌금 3,000만원에 약식기소,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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