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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시간 멈춘 북성로··· 스토리텔링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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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시간 멈춘 북성로··· 스토리텔링으로 부활

입력
2012.11.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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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모든 돈과 쌀이 모였던 거리, 북성로에 스토리를 입힌다." 권상구(38) '시간과 공간연구소' 이사가 30년 전부터 시간이 멈춘듯한 북성로에 대한 스토리텔링 프로젝트에 착수했다.침체한 북성로를 부활시키고, 또 하나의 대구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는 '2012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대구근대골목투어'를 맨 처음 디자인한, 대구관광 르네상스의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부터 거리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으로서, 무심코 지나쳐온 꼬불꼬불 골목길에 숨은 역사를 끄집어내 대구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

골목투어 가이드북인 '골목은 살아 있다' '대구신택리지' 등을 펴냈고, 지난 9월에는 대구시 '자랑스러운 시민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심재생운동가인 권 이사를 만나 북성로 스토리텔링 사업과 근대역사골목의 의의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_대구시와 중구청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도심재창조사업을 대구읍성 전체로 확대한다고 한다.

"올해부터 중구청이 '대구읍성 상징거리 조성사업'을 본격화했다. 동성로와 남성로에 이어 서성로와 북성로도 시작한 것이다. 대구읍성의 주요 시설물 등 물리적 환경을 복원하는 것인데, 북성로 공구거리를 중심으로 민간차원의 도심재생운동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_북성로 공구거리의 도심재창조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나.

"삼덕상회 리모델링 등 북성로 공구거리에 스토리를 입히는 것이다. 도심재생은 물리적인 것 뿐 아니라 경제적 재생까지 맞물려야 완성될 수 있다. 우선 일본식 건물 등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보존하고, 그곳에 사람들이 살도록 해 사람이 찾는 거리를 만들어 경제적으로 활성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서서히 변화시켜나갈 때 도심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_요즘 북성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과거에는 어떤 곳이었나.

"대구의 모든 돈과 쌀이 모이는 부의 거리, 대구 최고의 번화가였다. 1905년 일제의 수탈 목적에서 경부선과 대구역이 생겼고, 이듬해 대구읍성이 허물어진 뒤 북쪽에 난 신작로가 북성로다. 일제강점기 때는 수탈한 물자가 모이고 빠져 나가는 곳으로, 해방 후에는 사교와 문화의거리, 1970년대에는 공구골목이 들어서 절정을 이뤘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구미공단 섬유업체들도 북성로에 의존하고 사채시장은 제도권금융을 능가한다고 했지만, 상권의 변화 등으로 시계가 30년 전에 멈춘듯하다."

_대구의 도심재창조 방향은.

"지금 대구는 변화화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은 장소에서 일어나는데, 재개발과 혁신도시가 혁신을 이뤘다고 보기 어렵다. 혁신은 많은 시민들이 공유하고 집단경험이 동반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구근대골목에서의 혁신은 그러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골목투어가 아니라 서울로 떠난 청년들이 되돌아오고,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꿈을 공유하고 키우는 희망프로젝트다."

_골목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1년 대구YMCA에서 활동할 때, 약전골목의 한 한약방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익숙하던 그 풍경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염매시장의 떡집, 약전골목의 한약방은 어떻게 하다 한 골목에 모여 장사를 하게 됐고, 진골목은 어떻게 형성됐으며, 달성 서(徐)씨들은 왜 모여 살게 됐을까 등등. 책이 아닌 현장에서 역사를 접한 쇼킹한 순간이었다. 곧바로 대구의 문화지도 만들기에 나섰고, 2007년 '대구신택리지' 등 골목지도를 내게 됐다."

_향후 계획은.

"대구를 창조도시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 다들 안 된다고 하는 도시, 떠나가는 도시에서 사막에 꽃을 피우듯 뭔가 이뤄내고 싶다. 대구는 역량이 있는 도시다. 과거 가장 진보적이었고 지금은 가장 보수적이라는 대구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도심재창조 모델을 만들겠다."

●약력

현 사단법인 시간과 공간연구소 이사

현 중구도시만들기지원센터 사무국장

인문사회연구소 창조도심팀장

거리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

대구YMCA 이사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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