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 3,600억원을 확보하면서 2015년 개통에 탄력이 붙은 경기 성남~여주간 복선전철 사업이 또 다른 난관에 부딪쳤다.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부동산시장 탓에 역세권을 개발하겠다는 사업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25일 경기 광주ㆍ이천시와 여주군에 따르면 성남~여주 복선전철 사업은 성남시 판교동∼광주~이천~여주 교리(57.3km)구간 11개 역사를 잇는 복선전철로 총 1조8,830억원을 들여 2015년 개통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뒤늦게 3,600억원의 예산이 확보돼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산이 아닌 역세권 개발이 복선전철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광주시는 삼동ㆍ광주ㆍ쌍동ㆍ곤지암역 4개 역사 주변 123만㎡의 역세권을 상업ㆍ업무ㆍ주거 복합형태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지역 내 복선전철 공사가 40% 가량 진행됐음에도 마땅한 사업 시행자를 찾지 못한 광주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도시공사에 사업 참여를 제안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장기 불황에 상가 분양 등에서 수익을 남길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거절한 것이다. 대기업 등도 개발 사업 참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사업 참여자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광주시는 역세권별 차별화된 개발 방향이나 사업 방식도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천시와 여주군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천시는 신둔ㆍ이천ㆍ부발역세권 232만㎡를 개발진흥지구, 여주군은 능서ㆍ여주역세권 118만㎡를 주거 복합단지 개발을 위한 도시개발사업으로 각각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도 사업 시행자를 찾지 못하거나 사업 진행에 필요한 지방채 발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구 지정 및 설계 등 행정절차를 고려하면 개통 시점에 맞춰 역세권 개발을 완료하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여주군 관계자는 "그 동안 철도가 없던 경기 동남부권에 수도권을 잇는 전철이 생기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역세권 개발이 난관에 봉착하지 않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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