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경부선 라인(부산~서울)은 한국 근ㆍ현대사를 관통하는 키워드중의 하나다. 일제가 식민지 한반도의 수탈과 대륙 침략을 공고히 하기 위해 만든 경부선 라인은 광복 후에도 한국 경제성장의 대동맥으로 작동했다. 경부선 철도가 통과하는 지역이 곧 국토 개발의 중심축으로 떠올랐음은 물론이다. 마라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대회 명칭도 경부역전마라톤(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이다. 부산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총 연장 528.8㎞ 남북을 종단하는 릴레이 마라톤 대회인 제58회 경부역전마라톤(한국일보 대한육상경기연맹 스포츠한국 공동주최)이 8개시도 남녀 156명의 철각들이 참가한 가운데 25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힘찬 첫 걸음을 뗐다.
주말 한때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도 출발 총성이 울리는 순간엔 바람 한 점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평온했다. 그 때문인지 5소구간(신천동~진영 10.6㎞)에서 대회 신기록이 2개가 쏟아져 대회 관계자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허남식 부산광역시장과 이상석 한국일보 사장, 이종찬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대회 7연패를 노리는 충북이 막판 뒷심을 발휘해 서울을 따돌리고 첫째 날 부산~밀양 73.3㎞ 대구간에서 1위로 골인했다. 충북은 8명의 주자 중 제3소구간(대저동~김해 5.9㎞)에서 김성은 만이 1위로 통과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2~3위권에 머물렀으나 7소구간(수산~상남 10.3㎞)까지 선두를 달리던 서울이 마지막 8소구간(상남~밀양 11.7㎞)에서 7위로 주저앉는 이변을 틈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은 고교생 김태진과 최민용(이상 배문고)이 각각 4소구간(김해~신천동 9.8㎞)과 7소구간을 선두에서 이끌고 나현영이 5소구간에서 2위로 대회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으나 막판 부진으로 종합 3위로 밀려났다. 만년 우승후보 경기는 은동영과 이교직, 김영진, 이두행이 각각 1소구간(부산시청~주례 9.4㎞)과 2소구간(주례~대저동 10.2㎞) 5소구간, 8소구간을 모두 석권했으나 충북에 25초차로 뒤져 2위에 그쳤다. 한국 여자마라톤의 현재와 미래인 김성은(충북)과 김도연(강원)은 각각 3, 6소구간(진영~수산 5.4㎞)에서 나란히 1위로 골인해 뜨거운 자존심 대결을 예고했다. 올해 41세 최고령으로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병렬(경남)은 후배들과 1소구간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5위에 머물렀다.
밀양=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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