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의 나이에도 20대 못지 않은 체력과 스피드를 자랑한 복서가 등장했다.
한국 나이로 50세인 홍영규(천안시청)씨는 25일 서울 중구구민회관 특설링에서 열린 제19회 한국권투인협회(KBI) 전국생활복싱대회 및 체급별 타이틀매치에서 50대 미들급(75㎏ 이하)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마산형제체육관의 엄준식 씨를 맞아 1라운드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홍 씨는 3라운드 결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3-0)을 거뒀다.
미국의 복서 조지 포먼을 보는 듯 했다. 포먼은 1994년 11월 45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세계챔피언에 오른 전설적인 인물이다. 홍 씨 역시 날렵한 풋워크를 바탕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쉼없이 펀치를 퍼부으며 '지천명'이라는 나이를 무색케 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묵직한 스트레이트와 어퍼컷이 나올 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고등학교 시절 아마추어 권투선수로 활약했던 홍 씨는 못다 이룬 챔피언의 꿈을 전국생활복싱대회를 통해 이뤘다. 2010년 40대 미들급에서 정상에 올랐고 작년 2월엔 챔피언으로서 첫 방어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후 올해는 50대 미들급에 출전해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홍 씨는 "복싱은 스트레스 해소와 자신감 회복을 위한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며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앞서 열린 챔피언전 30대부 60㎏ 이하급 경기에서는 장세종(김용강체)씨가 이정남(미금스타체)씨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40대 70㎏ 이하급에서는 공민기(마산형제체)씨가 이현(대성체)씨를 심판 판정승(2-1)으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는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고 최요삼을 추모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가 후원했다. 한국일보, 스포츠한국, 서울경제 등은 생명나눔의 의의를 나누고자 함께 했다. 장정구 지인진 등 전 세계 챔피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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