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어느 영문과 교수가 미국의 cafe에서 주문을 한다. 그런데 갑자기 질문 때문에 말문이 막힌다. '커피 두 잔과 샌드위치 세 개는 얼마죠?'라고 묻고 싶은데 'How much is/are two coffees and three sandwiches?'를 과연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이 질문은 종종 영어교사와 언어학자 사이에서 갑론을박의 논쟁 거리가 되기도 한다.
외견상으로만 보면 복수가 나오기 때문에 당연히 'How much are A and B?'가 돼야 한다. 이것은 'There is A' 'there are A and B'와 같은 문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보다 엄밀히 분석해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즉 커피가 몇 잔이든 샌드위치가 몇 개이든 고객이 묻는 것은 그들 총합의 가격(price)이기 때문에 'How much is A and B?'라는 주장이다. 이것을 풀어서 'How much is two coffees?'라고 물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비록 커피가 두 잔이지만 그 값이 얼마냐는 질문은 두 잔의 합산 결과인 총액이 단수로 처리되기 때문에 'How much is A and B?'가 성립된다. 우리가 배우는 고전 문법은 Latin문법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따라서 실용 문법이나 생활 문법의 사용 과정에서 괴리가 생기는 것이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Everyone has their own locker'라는 문장이 있다. 'every~'로 시작한 문장은 단수로 받아야 한다는 옛 규칙을 적용하면 이는 당연히 오류가 있는 문장이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어떨까? 이는 '모든 사람이 자기네 사물함을 갖고 있습니다'는 뜻이다. 도식적으로 보면 every를 his or her로 받는 것도 가능하고 이것을 their로 받는 것 또한 가능하다. Everyone은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개체로 강조한 것일 뿐, 전체 입장에서 보면 '모두들 자기네 사물함을 갖는다'는 다수를 지칭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을 참고한다면 '여기 CD는 얼마죠?'와 같은 질문도 쉽게 풀 수 있다. 즉 'How much is/are the CDs?'라는 문장은 외견상 CD가 복수로 소개되지만 묻는 것이나 원하는 가격은 하나, 'the price'다. 때문에 'How much is the CDs?'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고전 규칙을 중시하는 입시 문법에서는 형식에 치중한다. 복수형이니까 복수로 일치시켜야 점수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영어에서의 grammar는 rule보다는 guide line에 가깝다. 위와 같은 해석 차이가 생기는 것은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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