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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현대판 족집게 도사' 마케팅도… 선거도… 빅 데이터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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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현대판 족집게 도사' 마케팅도… 선거도… 빅 데이터 전성시대

입력
2012.11.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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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 업체 A사는 지난해 신제품으로 출시된 아이크림을 홍보하며 '엄마와 함께 하는 아이크림'이란 광고 문구를 사용했다. 이유는 피부 노화가 본격화 되는 50대 이상 중년 여성과 20대 젊은 층이 아이크림 구매 시 '엄마'란 키워드를 떠올린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 20대와 50대 고객을 동시에 겨냥한 마케팅은 적중했고, 업체는 전년 대비 25%가 넘는 판매 신장율을 기록했다.

A사는 아이크림 구매 고객이 엄마란 키워드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해답은 '빅 데이터(Big Data)'였다. 빅 데이터란 인터넷 등을 통해 모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자료를 뽑아 내는 것을 말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 등 하루에 수십 만개씩 올라오는 글을 분석해 의미있는 정보를 추려내야 하니,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까지 고도의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자료를 뽑아내기 때문에 기업, 정치인, 공공기관 할 것 없이 빅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세계 빅 데이터 시장규모가 2010년 32억1,700만달러에서 2015년 169억2,000만 달러로 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화장품 업체 A사 역시 빅 데이터를 통해 '엄마'라는 키워드를 뽑아냈다. 이 작업을 맡은 곳은 SK텔레콤. SK텔레콤은 정보분석 서비스인 '스마트인사이트'를 이용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형 서비스(SNS)나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아이크림에 대한 반응을 수집했다. SK텔레콤은 특정 단어를 지정해 주면 해당 단어가 제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인 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인 판단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이처럼 많은 분량의 자료에서 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정보를 뽑아내는 빅 데이터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경영전략 수립에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하루 440만명이 찾는 아마존은 고객 구매이력 분석을 통해 과거 고객이 어떤 책을 찾았는지 파악한 뒤 앞으로 구입이 예상되는 서적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매출을 30% 올렸다. 검색건수만 매일 10억 건이 넘는 구글은 방문자 검색이력을 토대로 연관 광고를 노출시켜 구매를 촉진시키고 있다.

국가 차원에선 조세나 의료 서비스 등 공공분야에도 사용한다. 미국 국세청은 다년간 축적한 세금납부 정보를 바탕으로 탈세자의 행동정보를 분석해 조세포탈 등 사기혐의 징후가 포착되면 사전에 경고를 보낸다. 캐나다는 인큐베이터 내 미숙아의 혈압, 체온, 심전도, 혈중 산소포화도 등 환자 당 9,000만 건 이상의 생리학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특정 감염징후를 조기 발견하고 다른 환자에게 전염을 막는 체계도 갖췄다.

이처럼 중요한 빅 데이터 활용 기술이 국내의 경우 해외보다 뒤쳐져 있다는 점이 문제다. 국내에선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나 NHN 등 포털업체 등이 가입자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지역의 상권을 분석하거나 실시간 이슈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정부 역시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 4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빅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국정운영 및 전략수립을 지원하는 '빅 데이터 국가전략포럼'을 발족해 이제 겨우 첫발을 뗐다.

일각에선 빅 데이터의 성장으로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수집ㆍ활용되면서 새로운 '빅 브라더'가 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맞춤형 서비스나 공공의 이익이란 명목으로 개인의 행적을 낱낱이 추적해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기업의 사익 추구에 이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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