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23일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사퇴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TV토론이 열리는 내달 초까진 일정 부분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미 여야 진영이 결집해 있다는 점과 단일화 협상 과정의 갈등 여진, 지지 대상을 잃은 안 후보 지지층 일부의 부동층화 등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 경쟁을 하는 박빙 구도가 이어지는 제한된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안 후보를 지지하던 중도층 표심 쟁탈전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후보가 단일화 게임을 접고 백의종군을 통해 문 후보 지지를 당부한 만큼 안 후보 지지층 상당수가 문 후보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농구로 치면 멋진 승부를 하다가 경기 5분 전 한쪽의 기권으로 끝난 것인 만큼 2,3일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일단 '1+1=2' 정도 수준의 효과는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온전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안 후보의 전격 사퇴로 단일화가 이뤄진 만큼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본부장은 "안 후보 지지층의 80% 정도는 문 후보로 가겠지만 적어도 15% 안팎은 지지 유보나 박 후보 지지로 이탈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순수 안 후보 지지층에서 민주당이 새 정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는 비율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안 후보 지지층이 문 후보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 외에 중도ㆍ무당파 층으로 상징되는 안 후보의 '+알파 '가 박 후보와 문 후보 중 누구에게로 이동하느냐가 향후 지지율 변화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안 후보의 일방적 사퇴로 지지층에겐 감정의 앙금이 있을 수 있다"며 "문 후보가 어떻게 이들을 포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단일화 룰 협상 과정에 대해 불만을 가진 안 후보 지지층이 흔쾌히 문 후보로 이동하긴 힘들 것인 만큼 문 후보가 이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어느 정도로 나서느냐가 이탈표의 규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1차 TV토론(내달 4일)을 전후해서 박 후보는 안 후보 지지층 중 이탈자를 얼마나 유인해 외연을 확대하느냐, 문 후보는 안 후보 지지층을 얼마나 누수 없이 끌어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2030세대에 영향력이 큰 안 후보의 사퇴로 젊은층의 투표율이 어떻게 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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