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52ㆍ사법연수원 15기) 서울동부지검장이 현직 검사 A(30)씨가 서울동부지검 사무실에서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사건에 책임을 지고 23일 사의를 표명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사건 진상 조사에 착수한 지 하루 만으로, 대검 감찰본부는 석 지검장을 비롯한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들의 지휘 책임에 대해서도 감찰 중이다.
석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불미한 사태에 대해 소속 검찰청의 관리자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조직의 위신이 바닥에 추락한 상태에서 또 다시 조직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사태를 접하는 순간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A검사를 직위해제한 후 법무연수원으로 복귀시킨 대검 감찰본부는 이르면 24일 A검사를 소환해 성관계 ?督?강압성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대검 감찰본부는 A검사와 성관계를 가진 여성이 최근 해바라기여성아동상담센터에서 성폭력 상담을 수 차례 받으면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검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확인, 진상 조사에 나섰다. 대검 감찰본부 관계자는 "여성 측의 진술을 듣는 것은 물론 A검사도 불러 양측의 입장을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검사 비리 의혹도 불거졌다. 대검 감찰본부는 광주지검 소속 B검사가 2010년 말 화상경마장인 순천장외발매소 재승인 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청탁 수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검 감찰본부는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화상경마장 시행사 대표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B검사가 경쟁 업체의 청탁을 받고 일방적인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며 B검사 등이 룸살롱에서 함께 나오는 장면, B검사가 한 여성과 모텔에 들어가는 장면 등을 사진으로 찍어 재판부에 제출하고 의혹을 제기하자 감찰에 착수했다. B검사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잇단 비리에 검찰 안팎에서 한상대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도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상대 총장은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다음주 중 1, 2차례 더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검 소속 연구관 36명이 대책 모임을 가졌고, 24일에는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회동할 예정이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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