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내달 16일 총선을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와 정면 대결을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해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노다 총리의 무기는 정치 세습 공격. 아베 총재가 세습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노다 총리는 22일 민주당 간사장 회의에서 "특정 집안이 정치를 대물림하고 있다"며 "정치는 가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기 만화 '루팡 3세'를 거론하며 "2세, 3세라니 (정치인은) 루팡이 아닙니다"라고도 했다.
실제 자민당은 소속 중의원의 40%가 세습 정치인 출신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에서부터 아베까지 내리 6명의 자민당 총재가 대물림을 했다. 민주당이 2009년 자민당의 세습 정치를 물고 늘어져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당시 자민당은 국민 불신이 심해지자 차기 총선에서는 부모의 선거구를 물려받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아베 총재는 내달 총선에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의 아들 등 3명을 부모의 지역구에 공천키로 했다. 세습 정치인 공천금지 조항도 공약에서 슬그머니 뺐다.
반면 노다 총리는 하타 쓰토무(羽田孜) 전 총리의 장남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郞) 국토교통장관의 공천을 배제하는 강수를 뒀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에게 공천을 주지 않아 그가 정계 은퇴를 선언하게 했는데 이는 하토야마가 조부로부터 선거구를 물려받은 세습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노다는 이 카드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계획이다.
언론도 탈세습에 긍정적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3일 사설에서 "정치 무대에 새로 오르려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세습 후보의 승부는 정당하지 않다"며 "이런 의원이 많으면 인력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정치가 사회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은 "총선 후 총리에 어울리는 인물 지지율이 아베 총재는 전월 대비 3% 포인트 하락한 반면 노다 총리는 7% 포인트 상승했다"며 "노다 총리가 당수간 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민주당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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