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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경제난에 '죽음의 풍경'까지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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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경제난에 '죽음의 풍경'까지 변모

입력
2012.11.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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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장례비를 아끼려 시신을 기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경제 위기가 죽음을 맞는 방식마저 씁쓸하게 바꿨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23일 보도했다.

바르셀로나 주민 마리아 크리스티나 리베로는 실직 후 경제난에 시달리다 장례비라도 아끼기 위해 최근 사후 시신 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교회가 배급하는 식료품으로 생활하고 희귀질환인 면역결핍증을 앓는 딸을 두고 있다. 바르셀로나 의과대학은 올해 시신기증자가 1,500명으로 지난해보다 25% 늘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대학이 시신을 옮기는 비용까지 지불하는지 물어보는 전화가 많다"고 했다.

경제난에 저렴한 장례식을 치르는 경우도 많아졌다. 스페인에서 장례비는 3,000유로(410만원) 안팎이 들었지만 요즘은 1,000유로 선의 장례식이 대부분이다. 스페인 최대 장의업체 그루포 메모라는 저렴한 관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장례비용을 할부 계산하는 사람도 지난해보다 40%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등이 박힌 고가의 유골함을 쓰거나 유전자 검사를 위해 시신의 일부를 보관하는 300유로짜리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외국에서 사망하면 장의업체에 맡기지 않고 현지에서 화장해 유족이 직접 유골분을 들여와 비용을 절약한다.

공동묘지의 인기도 떨어졌다. 포스토 루이스씨는 화가 후안 미로 등이 묻힌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 내 8만유로 상당의 가족묘지를 팔려고 내놨다. 그는 "어머니가 반대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에 대비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마조르카 지역의 손 발렌티 공동묘지에는 연 10.5유로의 관리비를 장기 체납한 묘지주가 6,200명에 이른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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