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가게(KBS1 오후 1.20)
서울 중구 수표로에 3대, 76년째 수제화를 만들고 있는 송림수제화가 있다. 이곳의 대표 상품은 등산화. 6ㆍ25 전쟁 직후 영국군 군화를 개조해 한국 최초의 등산화를 만든 송림수제화는 발의 형태에 꼭 맞는 등산화를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백년의 가게'는 송림수제화를 유지해온 장인정신에 주목한다.
첫 공정은 발 형태를 측정하는 일이다. 발의 길이, 넓이, 발등의 높이 등 사람마다 다른 발의 형태를 문서로 기록한다. 이 주문서를 바탕으로 본을 만들어 재단과 재봉, 밑창 제작에 들어간다. 가죽 원단을 스케치하고 자르고, 또 밑창을 바느질 해 붙이는 작업까지 모든 공정은 평균 25년 경력 장인들의 손으로 이뤄진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발은 천 번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다.
송림수제화에는 하루 평균 서너 건의 수선 의뢰가 들어온다. 대부분 밑창을 교체하려는 것들인데 평균 15년의 세월을 품고 있다. 2대 임효성, 3대 임명형 사장은 물론 작업장을 지키는 5명의 직원들에게 닳고 닳아 다시 가게로 돌아온 신발은 자부심 그 자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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