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경북 의성군.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어씨 부부는 마주 오던 차량을 피하려다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구급차는 5분 거리의 동네 응급실을 놔두고 30분이 넘게 걸리는 이웃 도시로 향했다. 결국 상태가 심각했던 어씨의 아내는 병원 도착 직후 사망했다. 일주일 전에도 트럭에 치인 마을 주민 한 명이 같은 일을 당했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18개 읍, 면으로 구성된 의성군 전체에 야간이나 주말에 이용할 응급실이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왕복 60㎞가 넘는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구조신고가 들어오면 구급대가 제때 현장에 출동할 수 없다. 주민들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들도 한숨을 쉬고 있다. 8월 보건복지부가 응급실 당직 전문의 관련 법안을 시행하면서 시골의 작은 병원 응급실에도 최소 당직 전문의 1명, 간호사 5명이 상주하도록 해 응급실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통해 응급 의료의 현실을 고발한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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