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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과부, 자사고 미달 '눈 가리고 아웅'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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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과부, 자사고 미달 '눈 가리고 아웅' 꼼수

입력
2012.11.2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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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전국 자율형사립고 입학전형 지원 현황 23일 오후 6시 접수 마감 후, 오후 8시쯤 제공 예정입니다."

서울과 대구의 자사고 입학원서 접수 마감일인 22일, 교육과학기술부 출입 기자들에게 오후 3시쯤 이런 내용의 문자가 도착했다. 전국 50개 자사고 원서접수가 다 끝나는 다음날 경쟁률을 공개하겠다는 뜻이다. 언론은 미달 학교 숫자라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에서 23일 한꺼번에 자료를 공개할 테니 제공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거부했다. 다음날 접수를 마감하는 학교는 부산 2곳과 광주 3곳으로 총 5곳. 다른 지역의 자사고 경쟁률은 이미 공개된 상태였다.

결국 공개 여부를 두고 두 차례 번복하던 교과부는 언론의 끈질긴 요청에 22일 오후 10시가 다 돼서 자료 공개를 허락했다.

서울의 자사고 경쟁률 공개에 대한 교과부의 예민한 반응은 '자사고는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자사고는 2010년과 지난해 대규모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전체 자사고 중 절반인 25곳이 몰려 있는 서울 지역의 경쟁률은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정책 핵심인 자사고 정책의 성패를 판단할 중요한 자료다. 올해 서울 지역에서는 24개교 중 8곳이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으니 당초 교과부가 굳이 금요일인 23일 밤 늦게 발표하려 했던 속이 빤히 들여다보인다. 바로 정책실패의 자료 노출시간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금요일 늦은 밤은 정부가 불편한 정보를 제공할 때 곧잘 써먹는 시간이다. 일부 통신과 방송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언론들이 지면에 반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토요일 신문 열독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교과부의 이런 식의 정보제공 행태는 처음이 아니다. 논란이 많았던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 및 학자금대출제한 대학도 지난 8월 금요일 오후 5시에 발표했다. 이런 꼼수로 정책실패가 가려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 교과부만 모르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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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람 사회부 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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